SND… 그녀의 사랑, 앱에서 꽃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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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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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박모 씨(29·여)는 지난해 11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가입했다가 깜짝 놀랐다. ‘친구 추천’ 목록에 있는 친구의 친구, 옛 친구, 직장동료 사이에서 ‘그 사람’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약 9년 전 한 달간 만났던 전 남자친구였다. 그 후 헤어진 뒤 아쉬워했던 마음이 서로 통했고, 결국 올 4월 결혼하기로 했다.

직장인 김형곤 씨(26)는 지난해 9월 아이폰4를 사자마자 ‘후즈히어(WhosHere)’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 받았다. 자신의 위치와 가까운 곳의 친구를 보여주는 앱으로 대학생들 사이에 필수 앱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첫눈이 내리자 남자들끼리만 있어 심심하다며 주변에 있던 여대생과 3 대 3 미팅을 신청해 ‘즉석 미팅’까지 했다. 여기서 커플도 탄생했다. 김 씨는 “요즘은 스마트폰이 소개팅 ‘주선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SNS는 사람들이 몰리는 온라인 광장 같은 곳이다. 사람들은 여기서 게임도 하고, 쇼핑도 하고, 연애도 한다. 박 씨처럼 우연히 알던 사람을 다시 만나 사랑하기도 하고, 김 씨처럼 전혀 새로운 친구와 마주치기도 한다. 편리해진 무선인터넷 환경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이성 친구를 원하는 사람들이 더 쉽게 만날 수 있게 됐다. 이른바 ‘소셜네트워크 데이팅(SND)’이다.

대표적인 SND ‘이음’은 지난해 5월에 창업했다. 미니홈피나 페이스북에 글을 쓰듯 자신을 소개할 만한 키워드를 올리면,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을 회사가 묶어주고, 하루에 한 명씩 ‘친구 추천’을 해준다. 서로 동의를 해야만 상대의 프로필을 볼 수 있고 20, 30대 싱글만 가입할 수 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1월 현재 가입자가 7만여 명으로 늘었다.

또 다른 SND ‘이츄’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더 가깝다. 이음처럼 20, 30대 싱글만 가입할 수 있지만 회사가 이성을 직접 소개해주진 않는다. 이츄의 트위터 같은 단문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면 키워드가 겹치는 사람들이 알아서 추천된다. 같은 음악을 들었던 이성이 추천되는 식이다. 스마트폰 연애 애플리케이션 ‘후즈히어’나 ‘1km’는 친구의 ‘위치’를 기준으로 추천해 준다.

하지만 SND의 유행은 부작용도 낳고 있다. 대학생 김모 씨(27)는 “‘후즈히어’에서 이성을 만나 하룻밤을 보낸 적이 있다”며 “주변 남자들도 대부분 이 같은 ‘원나이트 스탠드’를 노리고 나온다”고 말했다. 위치기반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SND는 성매매의 창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가 음란 채팅 사이트로 변질된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이츄 표순규 부사장은 “프로필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은 중매업계의 영원한 숙제”라며 “인맥이 촘촘히 쌓인 SNS에서는 쉽게 거짓말을 못하기 때문에 앞으로 거대 SNS와 SND가 만나면 더욱 정직한 온라인 데이팅 문화가 정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안광욱 인턴기자 한양대 광고홍보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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