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자동차-IT 기술이 만나, 차 안에서 즐기는 스마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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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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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 분야의 발전 속도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이 3초대에 불과한 스포츠 카만큼이나 빠르다. 영향력도 강하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은 등장한 지 불과 1년 만에 사람들의 생활 속 깊숙이 파고들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뱅킹 등록 고객은 2009년과 비교해 100배 이상 늘었을
정도다. IT의 발전은 자동차에도 영향을 미
쳐 차량을 진화시킨다. 자동차회사들은 지난해 잇따라 스마트 폰용 애플리케이션을 발표했다.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교통상황과 날씨 정보를 전달해 주거나 앞 선 차량을 감지해 스스로 속도를 줄여 사고위험을 낮추는 등 신기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 차 안에서 즐기는 첨단 엔터테인먼트

IT의 영향력은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차량에서 음악을 듣고 영화도 볼 수 있게 하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신 모델에는 ‘미디어 인터페이스’가 장착돼 있어 오디오 본체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벤츠의 ‘S클래스’ 일부 차량에는 ‘리어 시트 엔터테인먼트 패키지’가 달려 있어 뒷좌석에서도 태블릿 PC나 스마트폰, 게임기 등을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BMW 모델에도 ‘아이팟 아웃’ 기능이 있어 차량에 달린 오디오로 아이폰에 들어있는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크라이슬러의 ‘그랜드 보이저’ 등에는 멀티미디어 시스템인 ‘MyGIGTM’이 장착돼 있다. 이 시스템은 30GB(기가바이트) 용량의 하드디스크에 1200여 곡의 MP3파일을 저장할 수 있고 DVD로 영화 감상도 가능하다. 블루투스 핸즈프리 시스템도 장착돼 있어 무선으로도 여러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포드는 아예 운전대에서 손을 떼지 않고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포드 ‘링컨’ 모델에 들어간 음성인식 시스템인 ‘싱크’는 음성 명령을 통해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비틀스 예스터데이’ 등 특정 가수나 특정 곡을 플레이하라고 말을 하면 해당 음악이 재생된다.

○ 쾌적한 환경과 안전을 생각하는 기술 진화

운전자를 위한 기술도 IT와 만나 진화한다. 볼보는 차량 앞 유리에 장착된 레이저 시스템으로 전방 교통 상황을 모니터링해 교통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XC60’ 모델에 장착된 이 시스템은 시속 15∼30km로 주행하는 경우 운전자가 앞 차량과의 거리가 일정 정도 이하로 줄어들 때까지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브레이크를 점진적으로 작동시켜 속도를 줄여준다. 그 뒤 시속 15km 이하가 된 상태에서도 운전자가 차량을 세우지 않아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차량을 완전히 정지시킨다.

3월 국내 출시 예정인 볼보코리아의 ‘S60’ 모델에는 ‘보행자 충돌 방지 시스템’이 장착될 예정이다. 레이더 장비와 백미러 안쪽에 설치된 카메라, 중앙통제장치로 구성된 이 시스템은 레이더와 카메라가 차량 전방의 도로 상황을 감시하며 보행자와 충돌이 예상되는 경우 경고음을 내보낸다. 이때 운전자가 경고에 반응하지 못해 충돌이 임박한 것으로 시스템이 판단하면 차량 브레이크가 스스로 작동한다.

인피니티의 ‘올 뉴 인피니티 M’ 모델에는 ‘포레스트 에어 시스템’이 장착돼 있어 차량이 스스로 실내 공기를 쾌적한 상태로 유지해 준다. 차량에 내장된 센서가 실내 온도뿐만 아니라 통풍 상태와 습도 등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자동으로 최상의 상태를 찾는다. 여기에 실내 습도와 온도를 비롯해 외부 온도까지 모니터링해 앞 유리 등에 낀 서리를 자동으로 제거해 주는 ‘습도조절장치’와 외부의 배출 가스뿐 아니라 차량 실내 및 외부의 냄새를 감지하여 자동으로 환기를 해주는 ‘자동흡기조절장치’도 장착돼 있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11월 ‘한국형 순정 TPEG(실시간 교통정보 시스템)’을 선보였다. 독일 BMW 본사와 협력해 2년 동안 개발한 이 시스템은 목적지 부근을 비롯해 주행하는 도로의 교통 상황을 상세하게 실시간으로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크라이슬러는 ‘300C’ 모델에 TPEG를 탑재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적용해 빠른 길 찾기는 물론 각종 교통 정보와 뉴스를 실시간으로 전해 준다.

○ CES, 모터쇼에서 선보인 새로운 기술

모터쇼나 가전전시회에서도 진화하는 차량 IT를 만날 수 있다. GM은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11 북미 국제 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자동차 전자 통신 시스템인 ‘온스타’를 선보였다.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시판된 전기차 ‘시보레 볼트’ 운전자에게 제공되는 온스타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차량과 원격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게 한 시스템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해 시동을 걸거나 배터리 충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자동차 기술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전자전시회 ‘CES 2011’에서도 등장했다. 현대자동차는 CES 2011에서 텔레매틱스 브랜드 ‘블루링크’를 공개하고 차량 IT 분야의 신기술을 선보였다. 블루링크는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날씨 정보를 알려주는 등 첨단 기능을 가진 텔레매틱스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차량의 고장을 원격 진단해 주는 기능과 차량 소모품 관리, 주유소 안내 등 다양한 운전 환경 정보도 제공한다.

이 밖에 현대차는 △차량 안에 구축된 무선랜(Wi-Fi)과 이동 통신망을 이용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 각종 모바일 기능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스마트 커넥티비티 시스템’ △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손가락 동작만으로 내비게이션 등을 조작할 수 있는 ‘근접인식 마우스틱’ △카메라를 통해 주변의 위험 상황을 경고해 주는 차량용 영상인식 안전 시스템 등의 신기술도 선보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블루링크 공개를 통해 차량과 IT가 융합된 미래의 비전을 보여줬다”며 “자동차와 IT가 결합된 기술력을 확보해야 세계 자동차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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