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클리닉 칼럼] ‘철없는 아이들’이 키 잘 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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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8일 17시 26분


서정 박기원원장
서정 박기원원장
교육열이 뜨거운 우리나라에서 자녀들의 방학은 부모들의 걱정이 많아지는 때이자, 자녀들에게는 쉬는 시간이라기보다는 새 학년을 준비하는 시기이다. 영재교육, 조기유학 등이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 단골 검색어로 뜨는걸 보면 아이들이 공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이 몇몇 아이들에 한정된 것이 아닌, 주위의 일반적인 분위기인 듯하다.

요즘 들어서는 특수목적 고등학교 진학 목표의 교육을 초등학생부터 시작해도 늦는다고 한다. 유치원부터 시작해야 적절하다는데 과연 옳은 방법일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친구들과 한창 뛰어놀 나이에 부모가 세운 10개년 교육 계획(?)에 따라 이리저리 떠밀려 다니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우리말을 제대로 배우는 것도 어려운 아이들에게 영어다 중국어다 하며 마구잡이로 머릿속에 넣으려 하니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 스트레스는 성장호르몬 분비 억제해
성장클리닉과 성조숙증을 진료하는 서정한의원의 박기원 원장은 “성장치료 진료 시 ‘네 키 닮았느니, 내 키 닮았느니’ 하며 엄마와 아빠가 서로 책임을 떠미는 것을 자주 본다. 하지만 유전적인 영향보다 부모가 준 스트레스로 인해 키 성장이 더 큰 방해요인일 수 있다.”며 “키가 크기를 바란다면 방학만이라도 아이들에게 공부 스트레스를 너무 과도하게 주지 말라”고 조언했다. 박기원 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아이들이 책 앞에만 매달려 활동량이 적어지면 성장판의 자극이 줄어들게 된다. 또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게 될 때 분비되는 스트레스호르몬인 부신피질자극호르몬과 카테콜아민 등이 성장호르몬의 분비와 작용을 억제해 키가 덜 큰다는 것이다.

▲ 일찍 철든 아이 사춘기도 빨라 키성장 문제
부모가 지속적으로 주는 공부에 대한 부담감, 형제들 간 혹은 친구와 경쟁으로 인한 상실감, 열등감 등은 아이들에게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이전보다 아이들은 과도한 공부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철이 드는 시기가 전보다 빨라졌다. 과거에는 가정환경에 문제가 있거나 생활고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일찍 철든다는 얘기들을 많이 했으나 이젠 가정사가 순탄하다 하더라도 어른스러운 아이들이 많다.

한창 뛰어 놀며 자라야 할 아이들이 강제적이고 과도한 학습 때문에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아졌기 때문에 철이 일찍 들게 된 것이다. 여기에 어른들이 아이가 일찍 철이 들면 대견하다거나 자랑스럽다는 등의 칭찬과 함께 기대치가 높아져 아이는 더 어른스럽고 점잖게 행동하라는 강요 아닌 강요를 받게 된다. 아이가 아이답지 않게 생각도 많아진다. 문제는 일찍 철이 들게 되면 사춘기도 일찍 찾아오게 된다는 것이다. 성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하면 이후 클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초경과 변성기 시작을 기준으로 약 2년 정도밖에는 되지 않는다.

▲ 밝고 여유로운 아이로 키우자
옛 속담에 ‘키가 크면 싱겁다’라는 말이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마음이 편하고 느긋한 쪽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짜증이 많거나 내성적인 경우보다 키가 잘 큰다. 어린 아이들의 경우 학습은 놀이의 연장으로써 흥미를 보이는 선까지가 가장 적당하며 하기 싫다고 짜증을 내는 경우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정이 필요하다. 물론 부모도 사람이라 아이를 오해할 수도 있고 감정이 실린 꾸지람을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냉정을 되찾았을 때 잘못했다 판단되면 반드시 아이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마음을 풀어주어야 한다. 아이들이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접하는 사람은 학교선생님이 아니라 바로 엄마 아빠이며 아이가 어른들의 세상을 들여다보는 창은 바로 부모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본 자료는 해당기관에서 제공한 보도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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