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위원장에게 진돗개 선물한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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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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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현대오일뱅크 대표, 무파업 선언 기념해 전달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대표(오른쪽)가 12일 김태경 노조위원장에게 노사 화합의 상징으로 진돗개 한 쌍을 선물하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제공 현대오일뱅크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대표(오른쪽)가 12일 김태경 노조위원장에게 노사 화합의 상징으로 진돗개 한 쌍을 선물하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제공 현대오일뱅크
“건강하게 자라는 진돗개 한 쌍처럼 노사가 협력하기를 기대합니다.”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대표가 직접 기르던 진돗개 암수 한 쌍을 12일 김태경 노조위원장에게 선물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날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서울사무소에서 ‘2011 임금위임 및 무파업 선언식’을 가졌다. 선언식에서 노조는 임금인상을 회사에 위임하고, 회사는 종업원의 고용안정에 힘쓰기로 합의했다. 현대오일뱅크 노조가 회사에 임금위임을 결정한 것은 1988년 노조 창립 이래 처음.

권 대표가 진돗개 한 쌍을 김 위원장에게 선물한 것도 무파업 선언식을 기념한 ‘화합의 상징’이었다. 권 대표가 집에서 기르던 진돗개가 낳은 새끼를 노조에 전달한 것. 노사 대표는 암수 한 쌍의 이름을 ‘신뢰’와 ‘희망’으로 짓고 화합을 다졌다.

또 노조는 조합원 전원을 ‘필수유지인원’으로 정하는 필수유지업무 협정도 사측에 제출했다. 필수유지인원은 파업 시에도 반드시 현장에서 일해야 하는 근로자로, 모든 조합원이 필수유지인원이 된다는 것은 사실상 무파업을 의미한다.

김 위원장은 “임금위임과 무파업을 결정하기까지 쉽지는 않았지만 현대중공업그룹으로 새 출발하는 회사를 위해 노조가 뜻을 모았다”며 “회사가 잘돼야 노동자도 잘된다는 인식이 노동계에도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중공업에 인수된 뒤 맞은 첫해에 협력적 노사관계의 틀을 마련하게 됐다. 권 대표는 “임금위임과 무파업을 선언해 준 노조에 경의를 표한다”며 “종업원과 늘 대화하며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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