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경제]4대그룹 사장단 인사 금요일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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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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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전날 인사 발표 ‘내부 동요 줄이기’?

현대건설 인수전이 사실상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승리로 가닥을 잡으면서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지난해 말 사장단 인사를 하지 못한 현대차그룹도 조만간 인사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장단 인사는 아마도 금요일에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4대 그룹은 최근 몇 년간 거의 예외 없이 부회장이나 사장단 등 고위 임원 인사를 금요일이나 휴일 전날에 해왔기 때문이죠.

한번 살펴볼까요. 삼성그룹에서 지난해 말 이재용 이부진 사장이 승진한 사장단 인사일은 12월 3일 금요일이었습니다. 이에 앞서 옛 구조조정본부에 해당하는 그룹 조직을 부활시키고 이 조직 책임자에 김순택 부회장을 임명한 날도 11월 19일 금요일입니다. 2009년 12월에는 화요일인 15일에 사장단 인사가 있었지만 그해 1월에는 16일 금요일에 사장단 인사를 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2007, 2008년 말 모두 금요일에 임원 인사를 했으며, 2009년에는 금요일은 아니었지만 크리스마스 전날인 12월 24일에 인사를 했습니다. SK그룹은 2007년에는 대선 전날인 12월 18일에 부문별 소사장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조직개편과 인사를 했으며, 2008∼2010년에는 모두 금요일에 인사가 있었습니다. LG그룹도 2008∼2010년 3년간 매번 금요일에 사장단 인사를 했죠.

4대 그룹 관계자들은 “특별히 금요일로 맞춰야겠다고 한 건 아니지만 여러 변수를 고려하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합니다. 한 대기업 임원은 “고위 임원 인사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인사팀이 ‘이번 주는 넘기지 말자’고 하다가 주 후반에 결재를 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습니다. LG그룹에서는 “사장단 인사는 이사회를 거쳐야 하는데 이사회가 주로 주 후반에 열리다 보니 금요일에 발표가 나는 사례가 많은 것 같다”고 설명합니다.

불필요한 내부 동요를 막고자 휴일 전날을 선호하는 측면도 있다고 하네요. 이호준 헤이그룹 상무는 “큰 회사일수록 고위급 인사 내용이 회사 안에서 계속 화제가 되기 쉬운데 휴일 전날에 인사를 내면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업무집중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사 담당자들의 고충을 미루어 짐작할 만합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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