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도 국내 자동차 산업에는 크고 작은 뉴스가 끊이지 않았다. 내수 시장이 살아나고, 수출도 증가하면서 전반적으로 좋은 뉴스가 많았지만 도요타 리콜 사태의 여파 등으로 악재도 없지 않았다. 각 부문별 1위에 오른 차를 통해 2010년 한국 자동차 산업을 뒤돌아봤다.
○ YF쏘나타 11월까지 12만5536대 판매
현대자동차 ‘YF쏘나타’는 11월 말까지 12만5536대가 팔려 아반떼(12만2519대)를 제치고 내수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중형세단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위용은 예전만 못한 게 사실이다. 올해 초 기아자동차 ‘K5’와 르노삼성자동차 ‘뉴SM5’ 등 경쟁 모델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내수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출시 직후인 지난해 10월 중형세단 시장 점유율이 56.4%에 이르렀지만 올해 7월에는 29.6%로 반 토막이 났다. 다급해진 현대차는 10월 연 1% 할부 금리라는 고육지책을 쓸 수밖에 없었다.
○ 기아차 포르테 19만7293대 수출
기아자동차의 ‘포르테’는 개발 단계부터 수출을 염두에 두고 만든 전략 차종답게 해외에서 더 각광받고 있다. 올해 들어 11월 말까지 19만7293대가 수출돼 ‘아반떼 HD(17만4707대)’를 누르고 수출 실적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북미 지역에서 20대에게 인기가 높다. 높은 연료소비효율과 뛰어난 주행 성능, 다양한 편의 장치 등이 인기 비결이라고 한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판매가 신통치 않다. 르노삼성 ‘SM3’(5만4126대), 현대자동차 ‘아반떼’(12만2519대) 등 지난해와 올해 초 잇달아 출시된 경쟁 모델에 밀린 탓이다.
○ 벤츠 ‘E300’ 국내 5663대 팔려 ‘1위 수성’
메르세데스벤츠 ‘E300’은 11월 말까지 5663대가 팔려 BMW ‘528’(4793대)의 거센 도전을 물리치고 1위 자리를 수성했다. 528 모델은 세계적으로 물량이 달려 제때 공급하지 못한 데 비해 E300은 충분한 물량을 확보한 게 528을 따돌린 비결이었다. ○ K7, 안전도 평가에서 경쟁차 따돌려
국토해양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국내에 출시된 12개 차량의 안전도를 평가한 결과, K7이 종합 점수에서 53.7점(54점 만점)을 받아 ‘올해의 안전한 차’ 1위를 차지했다. K7은 같은 차급(세그먼트)의 수입차 3개 차종(렉서스 ES350, 벤츠 E220 CDI, 아우디 A6)보다도 충돌 안전성 등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YF쏘나타와 신형 아반떼는 각각 53.6점과 53.4점으로 뒤를 이었다.
○ 쌍용차 분규 후유증, 신차 출시 일정 반년 이상 지연
신차 ‘코란도C’는 쌍용자동차 경영 정상화를 이끌 ‘구세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전략 차종이지만 아직 내수 시장에서 판매가 안 되고 있다. 지난해 극심한 노사 분규를 겪은 쌍용자동차는 올해 7월 출시를 목표로 4월에 열린 부산모터쇼에 콘셉트카도 공개했다. 이후 협력 업체에 대금 결제가 미뤄지면서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겼고, 국내 판매 일정도 하염없이 미뤄지고 있다. 신차 출시 일정이 6개월 이상 늦춰지는 것은 전례가 없는 경우다. 쌍용차 측은 “내년 2월경 생산 준비를 완료하는 게 목표”라며 “판매는 3월경에 시작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코란도C를 볼 수 없지만 해외에서는 이달 중순부터 스페인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2005년 액티언 이후 해외 시장에 신차를 보내지 못해 해외 시장부터 먼저 코란도C를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 렉서스 판매 부진에 ES350 760만 원 할인
한국토요타자동차는 9월 렉서스 주력 모델인 ES350 슈페리어 모델 가격을 6750만 원에서 5990만 원으로 760만 원 낮췄다. 명분은 ‘한국 판매 10주년을 기념해 더 많은 고객들에게 렉서스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였지만 속사정은 판매 부진 때문이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입차 시장에서 모델별 판매 순위 1위를 다퉜지만 도요타 리콜 사태의 여파로 올해는 월별 판매 순위가 15위권으로 떨어졌다. 가격을 낮춘 뒤에는 월 200대 이상 판매되며 10위권 안으로 진입했다.
○ SM3 밸브 불량 5만9410대 리콜
르노삼성 SM3는 올해 5만9410대가 리콜돼 YF쏘나타(4만6363대)를 제치고 리콜 대수 1위의 주인공이 됐다. 연료탱크 내 증발가스를 배출하는 밸브가 완전히 닫히지 않아 리콜을 실시했다. 연료가 엔진에 잘못 주입돼 엔진 떨림 현상이 일어나 심한 경우 시동이 꺼질 수도 있는 치명적인 결함이었다. 리콜을 발표한 뒤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서비스를 신속하게 하지 못해 소비자들의 원성이 빗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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