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은 이미 자국보다는 중국을 세계 1위의 경제 강국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앞으로 20년 뒤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위기 이후 중국 등 신흥국의 약진으로 20세기 내내 세계경제를 호령하던 미국의 시대가 예상보다 빠르게 저물어가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미국의 손해보험회사 ‘올스테이트’와 정치전문 주간지 ‘내셔널저널’이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미국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계에서 어떤 나라의 경제가 가장 강하냐’는 질문에 미국을 꼽은 응답자는 전체의 20%에 불과했다. 절반에 가까운 47%는 중국을 세계 1위로 꼽았고, 2위 미국에 이어 일본(11%) 유럽연합(EU·6%) 인도(5%) 러시아(2%) 순으로 나타났다.
또 지금부터 20년 뒤의 경제 강국을 묻는 질문에도 37%가 중국을 꼽아 34%에 그친 미국을 앞질렀다. 응답자의 58%는 미국 제조업의 침체가 저임금 노동자를 찾아 해외로 일자리를 옮기는 기업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스테이트의 토머스 윌슨 회장은 “미국인은 글로벌 경제의 지형도가 변했다는 것을 분명하게 느끼고 있다”며 “이들은 자신과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지도자들이 이념 싸움을 중단하고 국가를 발전시키기 위해 타협할 것을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30%만이 ‘미국이 전체적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답변은 60%나 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도 48%로 절반에 못 미쳤다.
그러나 미국인은 장기적으로는 경기 회복과 번영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았다. 3명 중 2명 이상은 미국이 제조업 최강국으로 남을 것이라고 답했고 74%는 대학교육 분야에서 미국이 다른 나라를 압도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미국인들은 이 밖에 과학·연구(66%), 기업경영 지도자(57%), 노동자(56%)에서 다른 나라보다 우위에 있다고 느꼈지만 초중등교육(43%) 부문은 뒤지는 것으로 봤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