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추가협상 타결 이후… 발효땐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

  • Array
  • 입력 2010년 12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美 돼지목살 3810원→3115원, 오렌지 800원→530원

6일 현재 롯데백화점 및 롯데마트 정상 판매가 기준. 관세 철폐 시 예상 가격은 현행 관세율에 따라 일괄 계산한 것으로 유통마진 등에 따라 바뀔 수 있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국내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업계도 산업별로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다. 소비자 선택에 큰 변화가 생기는 만큼 유통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허가-특허 연계제도’ 시행이 유예돼 3년의 시간을 벌게 됐다.

이번 추가협상 결과에 따라 예정대로 2012년 1월 1일(이르면 내년) FTA가 발효된다면 전체 상품의 90% 이상이 관세를 3년 이내에 철폐해야 한다. 일부 농산물 등 민감한 품목은 관세 철폐 기한을 10년 이상으로 하는 등 보완장치를 두고 있지만 대부분 상품의 관세가 철폐됨으로써 수입제품 가격 인하로 소비자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 골프 마니아들에게도 호재


이번 추가협상에서 미국산 냉동육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철폐 시기는 2014년 1월에서 2016년 1월로 2년 늦춰졌다. 2016년부터 국내 소비자들은 국산 돼지보다 60%가량 저렴한 미국산 돼지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된다. 현재 미국산 돼지고기 냉동목살 도매가격은 수입 단가(2781원)에 이윤과 제비용을 더해 kg당 3810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 이것이 2016년부터 25% 관세가 폐지되면 소비자들은 대략 kg당 3115원에 먹을 수 있게 된다.

과일 가격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마트 김석원 과일담당 MD는 “현재 전체 과일 매출 중 미국산 비중이 15∼20% 된다”며 “FTA가 발효되면 미국산 과일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6일 현재 롯데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산 오렌지 1개(200g 내외)의 가격은 800원. 오렌지는 관세율이 50%나 되기 때문에 관세가 철폐된다고 가정하면 530원까지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쌀을 비롯해 상추 등 야채 및 체리 복숭아 등은 FTA 타결로 가격이 변동하지 않는다.

골프 마니아들도 한미 FTA 타결 소식이 반갑다. 캘러웨이나 타이틀리스트 등 고가의 미국산 골프 클럽에 부과되는 관세 8%가 FTA 발효와 함께 철폐되면 가격에 따라 크게 혜택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롯데백화점에서 정품 기준으로 58만 원에 팔리는 테일러메이드 R9슈퍼맥스드라이버는 관세 철폐시 53만7000원까지 떨어진다. 수백만 원대의 아이언 세트의 경우에는 수십만 원이 싸진다.

의류 등 공산품 소비에도 큰 변화가 있게 된다. 코치, 센존, 마이클코어스, 캘빈클라인컬렉션, 등 미국산 명품 브랜드들의 값이 싸지고 일반 백화점 가격도 면세점 가격과 차이가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 제약, 당장 큰 부담 덜어

미국산 복제의약품의 ‘허가·특허 연계의무 제도’ 이행이 당초 1년 6개월에서 3년으로 유예돼 제약분야는 업계 차원에서 ‘잠정적 손실 만회’라는 이익을 얻었다. 이번에 제도 이행 유예 기간이 늘어나면서 당장 소비자 부담이 커지는 일은 피하게 됐다. 제약사들도 이 기간에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유예 기간 3년 동안에 특허가 만료되는 의약품에 대해서는 복제약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도 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