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막판 진통…하루 더 연장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일 10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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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은 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인근에서 이틀째 통상장관 회의를 열고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의 최종 타결에 나섰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해 회의 일정을 하루 더 연장키로 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까지 모두 4차례 공식회의와 수시 접촉을 하고 미합의 쟁점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며 일괄 타결을 모색했으나 입장차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저녁 "양측이 일단 오늘 회의를 마치고 일정을 하루 더 연장키로 했다"면서 "내일 오전 회의 시간은 추후에 협의해 결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양측 대표단은 매번 공식 회의를 마칠 때마다 양국 최고수뇌부와 연락을 취한 뒤 훈령을 토대로 서로 주고받기 식으로 협상을 벌여왔다.

일각에서는 양측이 이날 잦은 공식 회의를 가졌고 회의 시간도 길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이미 상당 정도 입장차를 좁혔으며 최종 결심만 남겨놓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1일 1차 합의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협상 당사자들은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김종훈 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아직 가야 할 길이 많다"며 완전 타결에 이르지 못했음을 밝혔고, 커크 대표도 "계속 협의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협상내용에 대해선 입을 굳게 다물었다.

이날 협상에서 양측은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 관세철폐기간 연장 ▲자동차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별도 마련 등을 놓고 집중 조율한 것으로 알려져 두 사안이 협상 마지막 국면의 최대 쟁점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확대 문제와 관련, 김 본부장은 "오늘 회의에서도 논의되지 않았고 안 할 방침"이라고 못박았으나 미국 측이 언급조차 안 했는지 혹은 논의를 요구했으나 한국 측이 반대해 이뤄지지 않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 측은 "쇠고기 문제는 FTA와는 별개"라며 논의하지 않겠다고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으나 미국측이 의회를 의식해 쇠고기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여전히 '잠재적 걸림돌'로 남아 있다.

또 김 본부장과 커크 대표는 이날 밤 공식 회의 일정을 잡지는 않았지만 전화 연락이나 비공식 접촉을 갖고 계속 조율하고 있어 2일에는 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편, 양측은 이번에 최종 합의에 이를 경우 앞으로 한 달 정도 실무진을 중심으로 합의내용을 협정문에 반영하는 조문화 작업을 거쳐 연말까지는 새로운 한미 FTA 협정문을 완성, 서명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에 합의에 이르더라도 양국 모두 내부적으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한국 야당은 진행 중인 FTA 협상을 '미국에 양보만 하는 굴욕협상'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어 국회 비준동의 과정에서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양국은 수정 협정문이 서명되는 대로 한, 미 FTA 발효를 위한 국내 비준절차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한국의 경우 이미 FTA 비준동의안이 국회 주관 상임위인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가결 처리됐지만 협정문이 수정될 경우 비준동의안을 다시 제출해 해당 상임위에서부터 재 논의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미국 정부는 의회와의 협의를 거쳐 내년 초에 FTA 관련 이행법률안 형태로 FTA 발효를 위한 국내 비준절차에 나설 예정이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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