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코리아 파워]정유공장 기본설계 업계 첫 수주… 미-유럽 독주에 ‘통쾌한 마침표’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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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능력-경험 갖춘 업체… 세계적으로도 손꼽을 정도
카타르 통신시스템 사업, 기술 하나로 단독 수주… 신시장 개척 잇단 쾌거
SK건설은 지난달 카타르에서 3400만 달러(약 390억 원) 규모의 통신 시스템 구축 사업을 단독 수주해 새로운 시장개척에 또다시 성공했다. 이 공사는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95km 떨어진 ‘두칸 유전지대’에 정유 및 석유화학 시설 간 통신 시스템을 설치하는 프로젝트다.
윤석경 SK건설 부회장 겸 대표이사는 “기존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플랜트 EPC(설계, 구매, 시공) 분야의 성과를 기반으로 통신 시스템이라는 건설사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해외 시장을 다각화하고 플랜트, 토목, 건축 등 건설 전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춰 진정한 선두업체의 위상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 지역 다변화, 사업 영역 다각화
SK건설은 지난해 8개국에서 10개 프로젝트, 총 47억9585만 달러를 수주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새로운 시장 진출에 성공했고, 기존에 강점을 보인 플랜트 분야 외에도 토목, 건축 분야의 해외 진출을 이뤄냈다.
플랜트 분야에서는 태국, 쿠웨이트와 같이 SK건설이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인 국가 외에도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에서 대규모 공사를 수주하며 진출 국가를 넓혔다.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에서는 8억2000만 달러(약 1조1000억 원)의 가스 압축 플랜트와 21억1700만 달러(약 2조5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플랜트 공사를 단독으로 수주해 이 지역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토목 분야에서도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이은 해외 진출 성과를 거두었다. 최근 인도의 지하비축기지 건설공사, 싱가포르의 지하철 공사, 베트남의 항만공사를 잇달아 수주했다. 건축 분야에서는 4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있는 연구센터 직원 주거단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했다.
윤 부회장은 “올해는 지역 다변화, 시장 다각화를 통한 지속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진출국가도 다양해졌다. 최근 수주에 성공한 9개국 중 에콰도르, 카타르 등 4개국은 새로 진출한 곳이며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인도 등은 10년 이상 실적이 없던 가운데 재진출에 성공했다.
지난해 영업거점을 확보한 국가에서는 연거푸 추가 수주를 따내고 있다. 토목 분야에서는 인도에서 지난해 수주한 망갈로르 비축기지 공사에 이어 파두르 지역에서도 원유 지하비축기지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건축 분야에서도 3억2000만 달러(약 3600억 원) 규모의 킹 압둘라 연구센터 직원을 위한 주거단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4월 단독 수주했다.
플랜트 분야에선 사우디아라비아 ‘얀부 정유공장 신설공사’의 2번 패키지를 5억5000만 달러(약 6600억 원)에 단독으로 수주했다. 싱가포르에서는 한국 기업이 싱가포르에서 수주한 공사 중 최대 규모 프로젝트인 9억5000만 달러(약 1조1500억 원) 규모의 대형 아로마틱 플랜트 공사를 8월 계약했다.
윤 부회장은 “한 번 진출한 지역에서 꾸준히 성과를 올리려면 현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SK건설은 2003년 미국이 쿠웨이트를 폭격하기 3시간 전까지도 현장 철수를 미뤘다. 다른 외국 기업들은 황급히 빠져나가기 바빴지만 SK건설은 꿋꿋이 현지 근로자들과 제3국 노동자들을 챙겼다. 최근에도 에콰도르의 초등학교에 시설 및 학용품을 기부하고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 대학도서관에 한국문학작품 번역본을 기증하는 등 활발한 현지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다.
○ 국내 최초 대형 정유공장 기본설계 분야 진출
미래 성장을 위한 새로운 사업 영역 진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신규 진출에 성공한 에콰도르에서는 2억6000만 달러(약 3200억 원) 규모의 ‘마나비 정유공장 신설 프로젝트’의 기본설계공사를 수주하는 개가를 올렸다.
기본설계는 공정의 기초가 되는 핵심 부문이기 때문에 미국, 유럽 등의 선진 업체가 독점하다시피 한 영역이다. 특히 하루 생산 30만 배럴 규모의 대형 정유공장의 기본설계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나 경험을 갖춘 회사는 세계 건설시장에서도 손꼽을 정도다.
윤 부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링 및 초대형 프로젝트 관리(Mega Project Management) 회사의 반열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고 한국 건설업체의 기술 수준도 한 단계 높이게 됐다”고 강조했다. 기본설계가 마무리되면 정유공장 신설공사도 SK건설이 맡을 가능성이 높아 125억 달러(약 14조 원)라는 한국 정유공장 건설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프로젝트 수주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초대형 프로젝트의 시작 단계부터 기본설계, 설계, 구매, 시공, 공장 운영 및 유지 보수, 투자 자금 조달 등 고객에게 총체적 해결사(Total Solution Provider)의 역할을 단독으로 해내게 되는 것”이라며 “국내 건설사로서는 유례없는 실적과 경험을 쌓게 돼 향후 글로벌 일류 건설사로 성장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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