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협회 오늘 ‘품질경영대회’ 전문가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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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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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회적 책임, 경영평가 중요한 잣대로 떠올라”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서울 호텔에서 열린 ‘2010 품질혁신 특별 좌담회’ 참석자들. 왼쪽부터 김태규 한국품질경영학회 회장, 최갑홍 한국표준협회 회장, 허경 기술표준원 원장,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장도수 한국남동발전㈜ 대표, 오세영 서울통신기술㈜ 대표.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서울 호텔에서 열린 ‘2010 품질혁신 특별 좌담회’ 참석자들. 왼쪽부터 김태규 한국품질경영학회 회장, 최갑홍 한국표준협회 회장, 허경 기술표준원 원장,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장도수 한국남동발전㈜ 대표, 오세영 서울통신기술㈜ 대표.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단순히 시혜적 입장에서 벗어나 기업의 지속가능경영과도 밀접히 닿아 있다. 이에 대한 국제표준도 마련된 만큼 머지않아 사회적 책임이 기업의 커다란 경쟁력이 될 것이다.” 한국표준협회가 23일 열리는 ‘2010 국가품질경영대회’를 앞두고 19일 ‘공정사회 실현의 조건-품질경영’을 주제로 진행한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내용이다. 이보다 앞서 국제표준화기구(ISO)는 1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표준인 ISO26000을 발표했다. 이는 기업이 사회에 이익이 되도록 하는 책임을 규정한 것으로 △조직 거버넌스 △인권 △노동관행 △환경 △공정운영 관행 △소비자 이슈 △지역사회 참여와 발전 등 7가지 핵심 주제에 대한 실행 지침과 권고 사항 등을 담고 있다. 바야흐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경영평가의 중요한 잣대가 되는 셈이다. 김태규 한국품질경영학회 회장(한남대 비즈니스통계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특별 좌담회에는 허경 기술표준원 원장, 최갑홍 한국표준협회 회장,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오세영 서울통신기술 대표, 장도수 한국남동발전 대표가 참석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품질경영활동의 연계, 그리고 이를 통한 공정사회 실현 등에 대해 논의했다. 》
○ 품질경영은 사회 안전과도 직결

▽사회 김태규 회장=국가품질경영대회가 올해로 서른여섯 번째다. 이 대회의 의미와 중요성 등을 설명해 달라.

▽허경 원장=먼저 미국에서 발생한 도요타자동차의 리콜사태를 보면 품질이 사회 안전과도 직결돼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사회의 안전은 최근 우리 정부의 화두인 공정한 사회를 실현하는 필수조건이기도 하다. 결국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고 높이기 위한 기업의 노력은 공정사회 실현과도 밀접히 연관돼 있는 것이다.

지난 36년 동안 국가품질경영대회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을 따라잡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현재 우리가 중국 제품에서 느끼는 품질의 부족함을 과거 우리 제품이 가지고 있었다고 보면 된다. 그 문제를 극복하게 해 준 제도가 바로 이 대회다. 특히 품질경영활동을 주체적으로 추진하는 소(小)집단인 품질분임조 활동의 역할이 가장 컸다. 우리나라 제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저력은 품질분임조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도 기업마다 유지되고 있는 품질분임조들은 품질을 개선하고 혁신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이들의 노하우를 새로운 기술이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기 위한 노력과 접목하면 기업의 발전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 중소기업과 우수인력 양성 공동노력

2010 품질혁신 특별 좌담회에 참석한 인사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앞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여부가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010 품질혁신 특별 좌담회에 참석한 인사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앞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여부가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사회=올해 국가품질경영대회에서는 한국남동발전이 금탑산업훈장 등을 수상했다. 한국남동발전은 특히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과 사회적 책임 수행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수상의 배경은….

▽장도수 대표=이번 수상은 우리 회사가 지금까지 달성한 성과에 대한 평가라기보다는 앞으로 더 노력하라는 격려의 의미가 더 큰 것 같다. 한국남동발전은 먼저 발전 기자재를 국산화하기 위해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했다. 대표적으로 가스터빈의 주요 부품을 국산화했다. 이를 통해 연평균 30억 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 발전소 정지 예방 및 고장 원인추적시스템도 개발해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개발은 중소기업에만 맡겨서는 이뤄지기 힘들다. 연구개발(R&D) 단계에서부터 공동으로 추진해야만 가능한 일들이다. 중소기업이 처한 또 다른 어려움으로는 우수 인력 양성이다. 한국남동발전은 20억 원을 투자해 성균관대에 전문가 과정을 만들어 협력업체 직원들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 수행 부문에서는 정부정책을 선도적으로 이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표적으로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노력이다. 현재 한국남동발전은 총 12%의 인력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지만 국가 고용정책에 적극 동참해 지난해에는 신입사원 54명을 채용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와 올해 각각 107명, 104명의 인턴사원도 선발했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적 전략에 따라 투자비를 확대하고 조기에 집행해 상반기에만 올해 투자비의 70%에 해당하는 3200억 원을 집행했다.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비전 2020’ 정책을 수립해 2020년까지 발전 비율의 12%를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 전 임직원이 자원봉사 나서

▽사회=서울통신기술은 비교적 짧은 역사에 비해 탁월한 품질경영성과를 보여준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또 지역사회와의 교류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시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하게 됐는데 그 비결을 알려 달라.

▽오세영 대표=먼저 서울통신기술에 대한 소개가 필요할 듯하다. 우리 회사는 1993년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이래 정보통신 네트워크, 유무선 통신망 및 자동화기기 서비스 분야의 선두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교통 솔루션 분야에서 한국 1위 기업이고, 하이패스 단말기 분야에서도 선두다.

서울통신기술에서는 품질도 품질이지만 최근에는 ‘신뢰’란 말을 많이 쓰고 있다. 기술 수준 자체에 대한 신뢰, 고객과의 신뢰, 지역사회와의 신뢰 등이다. 이때 ‘신뢰’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10년, 20년을 내다보고 신뢰를 구축하려면 결국 프로세스가 가장 중요한데, 이것을 관리하고 잘 지키면서도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바꾸고 개선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때 기준이 되는 ‘표준’이 중요한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국제표준으로 정한 ISO26000에는 ‘지역사회의 참여와 발전’ 항목이 있다. 우리 회사는 1995년 결성된 사회봉사단에 970명 전 임직원이 자원봉사자로 가입해 있다. 또 매월 둘째 주 금요일을 ‘청소의 날’로 정하고 본사 주변 거리를 대청소하고 주변을 국화꽃 거리로 조성하고 있다. 이곳에서 시, 그림 전시회 등도 개최해 지역주민에게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여담이지만 서울통신기술은 서울 강동구에 있는 기업 가운데 가장 크다. 그래서 사회적 책임 부문도 더 열심히 수행하고 있다.

○ 품질과 표준은 공정사회 중요항목

▽사회=얼마 전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국가의 위상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평가되는데, G20 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 공정사회 실현과 기업 품질경영 등의 관계를 설명해 달라.

▽김재우 이사장=G20 정상회의를 보도하는 외국 방송을 많이 봤는데 G20 행사도 행사지만 그들은 우리나라의 삶 자체를 많이 보여줬다. 대한민국의 맛과 멋과 생활을 있는 그대로 세계에 보여준 셈이다. 이제 우리 삶이 외국인의 눈에 더 많이 비치게 된 만큼 우리 국민 스스로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르려고 많이 노력하게 될 것이다. 국가품질경영대회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기업들은 G20 정상회의를 성공리에 마무리한 우리나라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G20 정상회의 이후 우리나라 전체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르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국가품질경영대회 수상 기업들은 수상 이후 품질 개선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을 더 열심히 하게 될 것이다.

기업의 활동에서 품질 개선에 많은 공을 들이고 표준을 정하는 것은 수많은 시행착오로 인한 ‘갈팡질팡 비용’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을 것이다. 기업의 품질과 표준에 해당하는 것이 사회에서는 법과 질서다. G20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통해 법과 질서를 중요시하는 풍토가 자리 잡았고 이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공정한 사회를 실현하고 동시에 성장을 보장할 수 있는 중요한 항목이 될 것이다.

○ 사회적 책임 규정한 세계표준 발표

▽사회=1일 ISO26000이 글로벌 스탠더드로 전 세계에 발표됐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G20 정상회의와 세계 주요 글로벌 기업 CEO들이 모인 G20 비즈니스 서밋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ISO26000의 개요와 품질경영활동의 연계에 대해 설명해 달라.

▽최갑홍 회장=세계적으로 기업이나 조직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에게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하고 있으며 공정사회 실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회적 책임의 목적은 결국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사회적 책임 부분이 기업의 성과와 운영, 효과성을 측정하는 핵심이 되고 있다. 바로 이 같은 세계적인 흐름과 필요를 반영해 발표된 것이 사회적 책임 글로벌 스탠더드(ISO26000)다.

ISO26000과 관련해 품질경영 활동의 발전 흐름도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직면하게 됐다. 품질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줄이고 이 시대의 테마인 공정한 사회로 나가기 위해서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을 뛰어넘어 이른바 ‘기업의 사회적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실천도구가 필요하다. ISO26000이 바로 그것이다. ISO26000을 성실히 이행한다면 기업의 사회적 품질은 물론이고 국가 사회의 품질, 나아가 글로벌 품질까지도 달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 좌담회 참석자

○ 김태규
한국품질경영학회 회장(54)

-현 한남대 비즈니스통계학과 교수

-한남대 경상대학장

-기획재정부 공기업 경영평가위원

○ 허경 기술표준원 원장(53)

-지식경제부 신산업정책관

-기술표준원 기술표준정책국 국장

-기술고시 14회

○ 오세영 서울통신기술㈜ 대표이사(57)

-서울통신기술 기간 N/W 사업부장 전무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전무

-삼성전자 이동통신영업그룹 상무

○ 장도수 한국남동발전㈜ 대표이사(60)

-삼성코닝㈜ 디스플레이본부 부사장

-삼성코닝㈜ 구미공장 이사

-국가품질상 동탑산업훈장 수상

○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66)

-현 한국코치협회장

-아주그룹 부회장

-삼성항공 부사장

○ 최갑홍 한국표준협회 회장(55)

-기술표준원장

-대통령비서실 정보과학기술보좌관실 행정관 -기술고시 1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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