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돌 맞은 세방여행 “외국인 충분히 수용하게 숙박시설 규제 풀어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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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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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업 외길 반세기… 관광대국 준비해야죠”

세방여행이 1960년 창립하면서 첫 터를 잡았던 반도호텔 전경. 1979년 이 자리에 롯데호텔이 들어섰다. 사진 제공 세방여행
세방여행이 1960년 창립하면서 첫 터를 잡았던 반도호텔 전경. 1979년 이 자리에 롯데호텔이 들어섰다. 사진 제공 세방여행
‘한국 여행업 선구자로서 반세기.’

한국 최초 민간여행사인 세방여행이 18일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세방여행 오창희 사장(47)은 1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세방여행이 반세기 여행업 외길을 걸으며 한국 관광과 함께 발전한 데 강한 자부심을 느낀다”며 “앞으로 나아갈 100년을 생각하며 더욱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방여행은 1960년 11월 18일 국내 첫 민간여행사로 설립됐다. 당시 한국은 6·25전쟁의 상흔이 아물지 않아 관광자원이라고는 전무해 도저히 여행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던 때. 첫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이 1969년 설립됐으니 세방여행이 얼마나 시대를 앞서갔는지 알 수 있다. 오 사장의 부친인 고 오세중 회장(1929∼2001)은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 국민들도 비행기를 타고 전 세계를 여행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신념으로 서울 중구 소공동 반도호텔(현 롯데호텔 자리) 104호에 여행사를 창업했다.

세방여행은 1964년 도쿄 올림픽 때 3000여 명의 일본 방문단 여행을 주관하면서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했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를 계기로 한국 최초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했고 이후 패키지투어를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것도 세방여행이었다. 여행상품권도 처음 선보였다. 1989년 해외여행 전면 자유화 이후 여행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사세도 커갔다.

오 사장은 1988년 미국 뉴욕 힐턴호텔을 거쳐 1989년 세방여행에 입사한 뒤 1998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오 사장은 “대표가 된 뒤 9·11테러,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등이 터지면서 여행업계가 큰 위기를 맞아 무척 힘들었다”며 “하지만 세방여행은 외국인 내국인 비중의 균형을 맞추면서 무리수를 두지 않고 여행업 한길에 집중해 위기를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방여행이 업계에서의 입지나 역사에 비해 일반인에게 인지도가 낮은 것은 사실. 오 사장은 이에 대해 “일반 소비자 대상의 패키지여행보다는 기업을 상대로 하는 기업 간 거래(B2B) 및 외국인 관광객 유치(인바운드) 비중이 크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결과”라며 “앞으로도 세방여행은 무리하게 사세를 확장하기보다는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며 차근차근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방여행의 지난해 매출(여행수수료 순액 기준)은 98억 원으로 인바운드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를 통틀어 국내 10위권 규모이다.

오 사장은 “한국이 일본과 중국 사이에 끼어 있는 것이 여행업에는 천혜의 조건”이라며 “특히 앞으로 밀려들 중국 관광객을 맞기 위한 철저한 대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방여행은 최근 중국 최대 국영여행사인 ‘CITS’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중국 기업들의 대규모 연수를 한국에 유치하려 애쓰고 있다. 그는 “최근에는 정부도 관광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많은 지원을 해줘 다행”이라며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을 수용할 호텔을 충분히 지을 수 있도록 숙박시설 관련 규제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창희 사장
오창희 사장
그는 젊은이들에게도 여행업 등 서비스산업 진출을 권했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누구나 즐겁습니다. 즐거운 사람들만 만나는 여행업은 참 행복한 직업이지요. 젊은이라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매력적인 곳이에요.”

오 사장은 “한국의 관광자원이 최근 많이 발전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만족도도 크게 높아졌다”며 “하지만 관광대국으로 더 성장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시민들 표정이 밝아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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