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폭탄’ 안팎서 역풍… 美공화 “양적완화는 FRB의 실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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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언론 “달러 유통량 2년새 2배로”

미국발(發) ‘달러 폭탄’이 발포된 뒤 역풍이 불고 있다. 미국 내부에서까지 6000억 달러의 양적완화에 대한 비판이 일고, 일본 독일 등을 중심으로도 불만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에서는 공화당 지도부에서 양적완화에 대한 반론이 나왔다. 7일(이하 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새 의회가 구성될 때 하원 예산위원장으로 유력한 공화당의 폴 라이언 의원은 3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6000억 달러의 양적완화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실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언 의원은 “이번 결정에 따르는 긍정적 면은 매우 작고 큰 인플레이션 문제가 생겨 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앨런 멜처 카네기멜론대 교수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통화주의 경제학의 대부인 밀턴 프리드먼이 살아 있었다면 이번 양적완화를 지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연이은 비판에 사면초가에 빠진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양적완화 옹호에 나섰다. 버냉키 의장은 6일 한 콘퍼런스에서 “우리가 취한 조치들은 프리드먼 입장에서 FRB가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라며 “FRB는 물가를 비롯한 명목 지표들을 안정시켜야 하는 책임이 있고 인플레이션을 너무 높게 해서도, 낮게 해서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미국 외부에서 부는 역풍도 강하다. 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달러를 마구 찍어내는 바람에 달러 유통량이 2년 전의 2배로 불어나 글로벌 버블이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세계의 달러 유통량은 10월 말 현재 약 4조5000억 달러로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전의 2배로 팽창했다.

중국은 물론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등도 양적완화에 불만을 드러내 11일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적지 않은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민 금융연구원 국제·거시금융연구실장은 “8일 재무차관 모임을 시작으로 사실상 막 오른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자산 거품 등을 걱정하는 신흥국의 양적완화 비판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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