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중 ‘환율전쟁 분기점’ 美 FRB 양적완화 앞둔 세갈래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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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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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전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는 2, 3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빅 3’인 미국 중국 일본이 상반된 표정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2일 열리는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FRB에서 어느 정도 규모로 유동성을 풀지 현재로서는 다소 불투명하다. 현지 분석에 따르면 2일 중간선거에서는 공화당이 우세한 것으로 보이지만 다수당이 어디가 되든 내수 진작을 위해 시중에 유동성을 푸는 양적 완화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양적 완화 조치의 강도에 대해서는 공화당과 민주당 어디가 다수당이 되느냐라는 변수에 따라 전망이 엇갈린다.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면 보수적인 성향상 자국 경기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을 이끌 가능성이 높아 양적 완화 조치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공화당이 선거에서 이기면 내수를 위한 정책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 양적 완화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공화당이 내수 부양에 적극적이긴 하겠지만 FOMC는 선거 바로 다음 날 열리기 때문에 경기 우호적인 양적 완화 조치를 과도하게 실시할 필요성을 못 느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는 1일 “월가가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놓고 설왕설래하는 가운데 FRB의 조치가 발표될 예정”이라면서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3일 주가가 급등락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으며, 특히 FRB 발표가 투자자들을 실망시킬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간선거로 관심이 분산되고 양적 완화 강도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어 향후 금융시장의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슈퍼 엔고’ 공포가 심해질까 봐 잔뜩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일본에서는 미국의 양적 완화 조치 이후 엔-달러 환율이 80엔 선을 뚫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인 달러당 79.75엔을 갈아 치우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1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일본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설이 나오며 오후 3시 달러당 80.44엔이 됐지만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한때 환율이 80.20엔대 초반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은행은 엔-달러 환율의 추락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애초 예정된 15, 16일에서 FOMC 직후인 4, 5일로 열흘 이상 앞당기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FOMC의 결과를 본 뒤 신속하게 ‘역공’에 나서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중국은 한결 여유로운 표정이다. ‘위안화 가치 절상은 안 된다’고 버텼던 자세에서 물러서 환율 문제 해소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방문을 앞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2일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더욱 균형 잡힌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다른 나라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고, 환율체제를 개혁해 위안화 유연성을 높일 방안을 찾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만용 포스코경영연구소 글로벌연구실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가 느끼는 위안화 절상 압력이 높아졌고 환율전쟁의 긴박감이 내부에 전달된 듯하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환율 절상 폭을 늘려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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