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 D-13]“토론장 주역 된다” 회장님은 열공중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비즈서밋 토론 15명 참석… SK 최태원 ‘워킹그룹 의장’

‘회장님은 열공(열심히 공부하는) 중.’

요즘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의 집무실은 늦은 밤까지 환한 불빛을 낸다. 다음 달 10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 때문이다.

세계적인 스타급 최고경영자(CEO) 12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경제계의 ‘유엔총회’로 불리는 이번 비즈니스 서밋에는 국내 재계 총수들도 총출동한다. 대기업 12곳의 총수와 금융권 3곳의 CEO가 ‘지속가능한 균형 성장을 위한 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4개 분과 12개 워킹그룹에서 각각 토론을 펼친다.

국내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워킹그룹 컨비너(의장)로 선정된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달부터 주요 20개국(G20) 관련 자료를 수집해 ‘주경야독’하고 있다. “집무실 책상에는 G20 정상 및 주요 기업 CEO들의 프로필부터 주제 발표문 초안 등 각종 자료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다른 국제행사 준비 때와 달리 이번에는 한국 재계를 대표해 나간다는 책임감 때문인지 긴장하는 빛이 역력하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무역투자 분과에 속한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도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및 한-유럽연합(EU) FTA에 따른 상호 교류 확대 방안 등을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 육성 워킹그룹에 참여하는 구본무 LG 회장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글로벌 기업의 CEO들과 교류를 넓히면서 LG의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을 구체화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도 철강업종에서 녹색성장을 주도할 역할에 대해 고심 중이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은 녹색 일자리를 주제로 심도 있는 토론을 벌이고, 신동빈 롯데 부회장은 각국의 공통 과제인 청년실업 해결 방안을 논의한다. 박용현 두산 회장은 의료 및 아프리카 주제에 관심을 두고 있다. 박 회장은 한국이 원조 수혜를 받던 나라에서 공여국이 된 경험을 바탕으로 개도국 발전의 ‘가교 역할’을 제시하기로 했다. 금융 분과 소속인 김승연 한화 회장은 ‘인프라 천연자원 투자 촉진 방안’을 논의하는데, 한화그룹이 해외 자원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좋은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같은 분과의 조양호 한진 회장은 물류 인프라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과의 이석채 KT 회장은 혁신과 생산성을 주제로 논의한다.

이 밖에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 등은 금융권을 대표해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다.

한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당초 녹색성장 분과에서 활동할 예정이었지만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와 일정이 겹쳐 참석이 불투명하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