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병철 상속녀’ 주장은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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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8일 11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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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보도된 삼성전자 북미법인 문건 위조"

미국인 여성 리제트 리 씨(29·사진)가 자신이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외손녀라고 주장한 데 대해 삼성이 공식 부인하고 나섰다.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 이인용 부사장은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언론에서 리 씨가 이 회장의 외손녀라는 증거 자료로 제시된 삼성전자 북미법인의 공문이 위조된 사실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전날 국내 한 방송사가 미국 연방검찰을 통해 입수했다며 보도한 문건에 따르면 6월30일 로스앤젤레스 근처 밴 나이스 공항에서 열리는 최고급 발광다이오드(LED) 3D TV 판촉 행사에 삼성가를 대신해 상속녀인 리제트 리가 참석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그러나 삼성은 이 문건이 데이비드 스틸 북미 총괄 홍보기획팀장(전무)이 실제로 작성해 밴 나이스 공항에 보낸 문서를 위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위조됐다는 증거로는 △공문서에는 어울리지 않는 가족 이력을 표기했고 △스틸 전무의 사인을 위조한 것이 명백하며 △스틸 전무의 이메일 주소가 틀리고 △정통 영어를 구사하는 영국인인 스틸 전무가 썼을 리 없는 문법에 맞지 않는 영어(The owner′s of Samsung)가 사용돼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에 따르면 리 씨는 올해 초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활용될 TV 제품을 삼성전자 북미법인이 제공하는 사업과 관련해 브로커 역할을 맡은 적이 있다. 이번 행사에도 관여했기 때문에 문건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리 씨는 밴 나이스 공항 행사가 열리기 전인 6월14일 100㎏에 이르는 대마초를 운반하다 체포돼 수감돼 있으며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고 이병철 창업주의 손녀라고 주장했다.

삼성 관계자는 "리 씨의 삼성 상속녀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문건 위조와 함께 리 씨의 주장도 사실이 아님이 입증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 사건과 관련 법률적 대응을 할지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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