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PF대출 비중, 스페인과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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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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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자본 대비 PF대출 216%… 부동산경기 급락시 부실위험

국내 저축은행들이 스페인 재정위기의 진원지였던 스페인 저축은행들과 비슷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 금융당국에서 나왔다.

금융감독원이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유원일 의원(창조한국당)에게 제출한 ‘스페인 저축은행 위기의 전말과 국내 상황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관련 대출의 지나친 편중, 불투명한 회계구조 등 스페인 저축은행과 유사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저축은행의 전체 대출에서 주택 및 토지담보대출,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비롯한 부동산 관련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3.0.%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는 스페인 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 68.2%보다는 낮지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국내 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은 2007년 6월 22조 원에서 올해 6월 30조200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국내 저축은행들의 총대출 가운데 PF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9.2%로 낮지만 총자본에서 총부채를 뺀 실질자본 대비 PF대출 비중은 216.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스페인의 273.6%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 부실에 대비해 쌓아두는 충당금 적립 비율 역시 국내 저축은행은 57.9%, 스페인은 56.0%로 비슷해 부실 위험에 대한 대처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계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스페인과 국내 저축은행의 공통된 문제점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스페인과 국내 저축은행은 PF대출의 건전성에 대한 회계적 투명성이 미흡해 부동산 경기가 급락하면 부실 위험이 한꺼번에 드러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보고서는 저축은행 총자산이 국내총생산을 넘어서는 스페인에 비해 국내 저축은행은 규모가 작기 때문에 저축은행 부실이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스페인은 저축은행의 부동산부문 과다 대출에 따른 부실화로 2개 저축은행을 국유화했으며 45개 저축은행 가운데 39개 저축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스페인의 경우 대규모 구조조정기금을 마련해두고 있다는 점을 국내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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