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선전은 호랑이코 디자인의 힘”

  • Array
  • 입력 2010년 10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 디자인 총괄 피터 슈라이어, 서울대서 강연

피터 슈라이어 기아자동차 최고디자인책임자(CDO)가 13일 오후 서울대 경영대에서 기아차의 디자인 혁명 비결에 대해 강의했다. 그는 ‘호랑이코’를 닮은 그릴을 2007년 콘셉트카 ‘Kee’를 통해 처음 선보였고, 이어 로체와 포르테, 쏘울, K5, K7(오른쪽 사진) 등에도 차례로 적용시켜 기아차만의 ‘패밀리룩’을 완성했다. 사진 제공 기아자동차
피터 슈라이어 기아자동차 최고디자인책임자(CDO)가 13일 오후 서울대 경영대에서 기아차의 디자인 혁명 비결에 대해 강의했다. 그는 ‘호랑이코’를 닮은 그릴을 2007년 콘셉트카 ‘Kee’를 통해 처음 선보였고, 이어 로체와 포르테, 쏘울, K5, K7(오른쪽 사진) 등에도 차례로 적용시켜 기아차만의 ‘패밀리룩’을 완성했다. 사진 제공 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가 요즘처럼 잘나갔던 적이 있던가. 기아차의 중대형 세단 ‘K5’와 ‘K7’은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는 세단 시장에서 연이어 승전고를 울리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한 번이라도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디자인 기아’를 이끌고 있는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최고디자인책임자(CDO·57)의 이름이 낯설지 않다.

슈라이어 CDO는 1994년부터 2006년까지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며 유럽 3대 자동차 디자이너라는 명성을 얻었다. 그의 인기는 대학 특강에서도 실감할 수 있었다.

13일 오후 4시 서울대 경영대 수펙스홀의 200석 가까운 좌석은 슈라이어 CDO의 강의를 들으러 온 학생들로 가득했다. 이 특강은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 교수가 진행하는 ‘디자인과 경영전략’이라는 수업의 일환이다. 슈라이어 CDO는 ‘디자인이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세계 시장에서 기아차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디자인을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BMW, 아우디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들은 멀리서 봐도 어느 회사 차인지 구별할 수 있는데 기아차는 그렇지 못했다”며 “‘패밀리룩(통일된 디자인)’의 도입이 절실했다”고 말했다. 첫 번째로 도입한 패밀리룩은 ‘호랑이코’를 연상시키는 그릴이다.

슈라이어 CDO는 이 디자인을 2007년 프랑크푸르트에서 공개된 콘셉트카 ‘키(Kee)’에 최초로 적용했다. 호랑이코 그릴은 이어 ‘로체’와 ‘포르테’ ‘쏘울’ ‘K5’ ‘K7’ 등 기아차의 모든 모델에 차례로 적용됐다. 덕분에 차의 앞부분만 보아도 기아차라는 사실을 인지시킬 수 있었다. 그는 “기아차는 당분간 출시될 모든 제품에 이를 적용함으로써 기아차만의 패밀리룩을 완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시간 동안 강의와 질의응답 시간이 끝나자 10여 명의 학생이 그의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섰다. 디자인을 전공한다는 한 학생은 질의응답 시간에 “노트에 사인을 해 준다면 영광이고 기아차를 더 사랑하게 될 것 같다”고 말해 주위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다.

강의를 기획한 조동성 교수는 “경영이 창조적 활동의 산물임을 가르치기 위해 만든 강의”라며 “수강생들이 자동차 디자인 및 작곡, 연극 등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경영과 기타 활동의 ‘통섭’을 몸에 익히도록 가르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