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배추도 좋다” 첫날 30분만에 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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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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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마트 수입 배추 판매 현장 가보니

10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이 줄을 지어 중국산 배추를 구입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중국 산둥 성에서 들여온 이 배추를 포기당 2500원에 1인당 3포기씩 한정 판매했는데 9, 10일 이틀 동안 3만 포기가 팔려나갔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10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이 줄을 지어 중국산 배추를 구입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중국 산둥 성에서 들여온 이 배추를 포기당 2500원에 1인당 3포기씩 한정 판매했는데 9, 10일 이틀 동안 3만 포기가 팔려나갔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어제 오전 9시 반에 왔는데도 물건을 못사는 바람에 오늘은 아예 오전 6시부터 기다리고 있습니다.” 10일 오전 8시 반 서울 중구 봉래동 롯데마트 서울역점. 개점시간이 30분이나 남았지만 중국산 배추를 사려고 이른 아침부터 몰려든 시민 50여 명이 긴 줄을 이루고 서 있었다.

50, 60대가 대부분인 이들은 마트 측이 1인당 판매량을 1망(세 포기)으로 제한한다는 소식에 온 가족이 총출동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아내와 함께 왔다는 김희열 씨(64)는 “중국산 배추는 1망에 7500원이라 시장서 파는 국내산 한 포기보다도 싸서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며 “중국산이라고 해서 크게 꺼리지는 않는데 농약을 많이 치지 않았는지 조금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롯데마트가 서울역점에 배정한 중국산 배추 물량은 총 285망(855포기). 이중 100여 망이 개점 15분 만에 팔려 나갔다. 배추를 받아든 이들은 뿌듯한 표정으로 계산대로 향했다. 몇몇은 바로 옆 매대에서 행사 판매 중인 국내산 배추값(1망 1만5000원)을 묻기도 했지만 구입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 대기줄 짧아지자 구매량 제한 풀어

하지만 중국산 배추 구입 열기는 다소 누그러진 모습이었다. 롯데마트에서는 판매 시작 30분 만에 준비 물량(1만5000포기)이 품절된 9일과 달리 10일은 오후 3시를 넘겨서야 준비물량(1만5000포기)이 모두 소진됐다. 롯데마트 서울역점 역시 대기줄이 급속히 짧아지면서 판매 개시 20분 만에 1인당 구매량 제한을 풀었고 정오를 넘겨서야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주말 이틀(9, 10일) 동안 수도권 30여 개 점포에서 중국산 배추 3만 포기를 판매한 롯데마트는 “이르면 15일부터 중국산 배추 10만 포기를 추가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역시 9일부터 수도권 40여 개 점포에서 중국산 배추 판매를 시작한 신세계 이마트는 9일 2500여 포기를 팔아 준비 물량(4000포기)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판매량을 보였다. 10일 준비 물량을 6000포기로 늘렸지만 판매량은 점포별로 전날과 비슷하거나 약간 밑도는 수준이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배추 수요가 본격적인 김장 시즌을 앞두고 대기에 들어가는 시기라 중국산 배추에 대한 호응이 폭발적이지는 않았다”며 “추가 판매 여부도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국내산 배추 판매량에는 변화 없어

중국산 배추 판매에도 국내산 배추 판매량 감소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9일 롯데마트의 국내산 배추(포기당 5970원) 판매량은 440포기로 일주일 전(230포기)보다 늘었고 10일 판매량 역시 일주일 전 판매량(280포기)을 웃돌았다. 신세계 이마트도 9일 국내산 배추(포기당 6450원) 판매량이 3000포기로 중국산보다 많았고 일주일 전(3000포기)과 비교해도 차이가 없었다.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의 경우 포기당 5600원인 국내산 배추가 오후 1, 2시면 준비 물량(2400포기씩)이 품절되고 있다.

국내산 배추의 일반 소매 평균가격은 여전히 9000원대 중반으로 상당수 소매 매장에서는 여전히 포기당 1만2000∼1만3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집계한 8일 기준 고랭지 배추의 소매가(상품)는 포기당 9583원으로 전일 대비 0.4% 떨어졌다. 일주일 전보다는 20.2% 하락했지만 1년 전(3094원)보다는 여전히 3배 이상 높은 시세를 유지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 김치-채소 알뜰하게 먹을 수 있는 법 세가지 ▼
① 할인행사 이용 ② 저녁때 ‘재고’ 쇼핑 ③ 김장은 늦게

배추 등 채소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김치와 채소를 안 먹을 수는 없다. 최대한 알뜰하게 채소를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선 할인행사를 꼼꼼히 챙겨보고 발품을 팔 필요가 있다. 신세계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13일까지 채소류를 각각 최대 38.5%, 30%, 60% 할인 판매한다. 할인품목이 업체별로 다르고 한정 물량이므로 미리 파악해 빨리 움직일 필요가 있다. 서울 인천 대구 대전 등 지방자치단체별로 재래시장에서 열고 있는 할인행사도 잘 활용하면 시세보다 훨씬 싸게 배추와 야채를 구입할 수 있다.

가을에 나오는 햇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10, 11월이 제철인 고춧잎은 값이 비교적 저렴하고 취나물과 달래, 유채 등 봄철 나물 중 일부는 가을에도 출하되면서 가격 오름폭이 높지 않다.

대형마트에서는 저녁에는 재고 처분을 위해 할인 판매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를 잘 이용하면 신선도가 그리 나쁘지 않은 제품도 싸게 살 수 있다.

김장은 예년보다 늦추는 것이 좋다. 김장배추는 보통 8월 말에 모종을 하지만 올해는 태풍 곤파스와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9월 초·중순으로 모종시기가 늦어졌다. 이 때문에 본격적인 김장배추 출하는 11월 말에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마트 김준호 MD는 “김장배추 최대 산지인 전라도 지역은 상대적으로 기상 피해가 적어 김장 시즌 물량 확보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11월 본격적인 김장배추가 나오면 배추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포기당 1800∼2000원인 예년 수준까지는 어렵고 3000∼5000원 선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이라는 것이 채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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