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LG전자 구본준 “명예 되찾자”

  • 동아일보

TV-휴대전화 총괄 본부장 전격 교체
HE 사업본부장 권희원 씨-MC 사업본부장 박종석 씨

LG전자 구본준 부회장이 취임 첫날 전격적으로 그동안 실적이 부진했던 TV와 휴대전화 사업을 총괄하는 본부장을 교체했다. LG전자는 1일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에 권희원 부사장을,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 사업본부장 겸 스마트폰사업부장에 박종석 부사장(전 MC연구소장)을 각각 임명했다. 권 부사장은 맡고 있던 액정표시장치(LCD) TV 사업부장을 겸임한다. TV와 휴대전화는 최근 실적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사업본부들이다.

HE사업본부장이던 강신익 사장은 전사 마케팅을 총괄하는 글로벌마케팅 담당으로 전보됐다. 이에 따라 강 사장은 외국인으로 12월에 임기가 끝나는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인 더모트 보든 부사장의 자리를 자연스럽게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대응에 실패한 MC사업본부장 안승권 사장은 회사 전반의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자리를 옮겼다. LG전자는 강 사장의 풍부한 글로벌 마케팅 경험과 안 사장의 20년 가까운 연구개발 업무 경험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현 위기 상황의 조기 수습과 국면전환을 위한 인사”라고 말했다. 하지만 관련 업무를 했던 부사장급을 본부장으로 발탁한 것이어서 전략을 대폭 바꾸기보다는 전략의 실행을 강화하고 업무의 연속성을 중시하는 측면이 많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CTO를 맡았던 백우현 사장은 CEO 직속 신설 조직인 신성장동력기술 담당으로 미래사업 발굴과 원천기술 개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또 MC사업본부에서 스마트폰사업부장을 맡았던 이정준 부사장은 PC사업부장에, 공석이 된 MC연구소장에는 정옥현 전무(전 MC연구소 개발2실장)가 각각 임명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예상보다 신속했지만 폭은 시장의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편 구 부회장은 이날 국내외 전 임직원에게 e메일로 보낸 취임사에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하는 휴대전화사업에서 LG의 위상은 불과 1년 전의 성과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시장의 변화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주도하고 게임의 법칙을 지배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되찾아 와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구 부회장은 △시장을 선도할 혁신제품의 지속적 개발 △최고의 품질 확보 △고객에 기반을 둔 사업전략 △인재육성을 위한 환경조성 △자율과 창의의 조직문화 등 다섯 가지를 강조했다.

그는 “잘못된 것은 빨리 고치고 잘하는 것은 발전시켜 우리 손으로 LG전자의 명예를 반드시 되찾자”는 말로 취임사를 마무리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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