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선의 투자터치]‘1% 성공’ 10번보다 ‘50% 실패’ 한방에 주의를

동아일보 입력 2010-09-13 03:00수정 2010-09-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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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격언] 주식은 승률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프로야구의 장기 리그전(페넌트 레이스)에서는 게임에서 이긴 횟수와 진 횟수를 따져 승률이 높은 팀이 1위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몇 번 이겼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10전 7승 3패로 1위를 차지한 팀이 있다고 하자. 이 팀이 일곱 게임은 모두 1-0으로 간신히 이기고 세 게임에서는 모두 15-0으로 대패했다고 하더라도 승률을 따지면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주식투자는 이와 다르다. 아무리 승률이 높아도 투자 내용이 좋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식매매를 10번 해서 10전 9승 1패를 한 투자자가 9번은 겨우 1%씩 이익을 얻었다 하더라도 한 번의 실패에서 50%의 손해를 봤다면 전체적으로 큰 손해를 본 셈이다. 반면 10전 1승 9패의 투자자라 하더라도 1%씩 작은 손해를 아홉 번 보고 한 번 50%가 넘는 큰 수익을 냈다면 결과적으로 크게 성공한 것이다.

이렇게 주식 투자는 겉으로 드러나는 승률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인간이 신이 아닌 이상 주식 투자를 할 때마다 늘 성공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실패를 할 때 그 손실을 최소화하고 성공할 때 그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다. 대개 초보 투자자는 초반 몇 번의 투자에서 돈을 벌면 주식투자를 만만하게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큰돈을 마련해 투자에 나선다. 그런데 결과는 어떻게 될까.

‘고스톱을 처음 배우는 사람이 돈을 딴다’는 속설이 있다. 아마 고스톱을 쳐보지 않았거나 처음 배우려는 사람을 유혹하기 위해 만들어진 말이 아닌가 생각된다. 고스톱 초보자는 아무래도 게임을 하는 게 망설여져 선뜻 게임에 들어오지 못한다. 그러면 고수들이 위의 속설을 들먹이며 게임에 들어오라고 권유하고 초보자들은 긴가민가하면서도 막연한 희망을 안고 고스톱을 치게 된다. 막상 게임이 시작되면 처음에 초보자들이 이기는 경우가 많다. 고수들은 위의 속설을 다시 한 번 들먹거리며 초보자를 부추겨 세우고 초보자는 얼굴에 번지는 미소를 감추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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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초보자가 이기는 게임은 보통 3점짜리 기본 점수인 경우가 많다. 게임이 무르익고 판돈이 커지면 초보자는 번번이 지게 되고 한꺼번에 큰돈을 잃는다. 초보자는 작은 점수의 게임에서만 이기고 큰 점수가 나는 게임에서는 지는 식이다. 결국 고스톱 판이 끝나고 정리해보면 승률은 초보자가 우세하지만 내용면에서는 단연 고수들이 앞서며 돈을 가져가는 것이다.

주식투자도 처음 주식을 하는 초보자들이 경험 삼아 적은 돈으로 투자를 할 때 성공하는 사례가 많다. 일단 투자 금액이 적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부담이 적어 과감하게 매매를 하므로 조금만 운이 따르면 성공하기 쉬운 것이다. 무엇보다도 초보자들이 주식시장에 자신 있게 뛰어드는 시점은 활황 국면의 막바지일 가능성이 크다. 그 시점에서는 웬만하면 누구라도 투자수익을 낼 수 있다. 투자 승률이 좋아지면 투자자는 자신감이 생겨 점점 투자금액을 늘린다. 그러다가 금액이 커진 상태에서 몇 번 실수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된다. 조금씩 벌다 한꺼번에 크게 잃는 투자를 반복하면서 투자의 승률은 높지만 내용면에서 참담한 결과를 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초보 투자자들은 초반 몇 번의 성공으로 주식시장에 통달한 것처럼 자만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 초보자들이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 중 하나가 손절매의 기법을 익히는 것이다. 자기도 모르게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주식을 매수했다든지 주가 추세가 무너졌을 때는 미련을 갖지 말고 주식을 과감히 파는 결단이 필요하다.

또 좋은 종목을 적절한 시점에 잘 매수했다고 판단되면 꿋꿋하게 주식을 보유하고 버티는 배짱도 필요하다. 이익이 조금 났다고 서둘러 주식을 팔았다가 나중에 크게 후회하는 일이 많다. 자신이 판 주식이 크게 오르기 시작하면 그 주식이 주도 종목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선뜻 되사지 못하는 게 투자자들의 속성이다. 하락 추세 종목은 과감히 손절매하는 ‘하락 종목 버리기’와 상승 추세의 종목은 꽉 쥐고 놓지 않는 ‘상승 종목 버티기’를 겸비하는 투자자가 돼야 한다. 이렇게 해서 투자 승률보다는 내용을 알차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박용선 SK증권 리서치센터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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