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기자의 That's IT]소셜미디어에 살고 죽는 ‘CLO’를 아시나요

동아일보 입력 2010-09-08 03:00수정 2010-09-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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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듣기책임자(CLO·Chief Listening Officer)’를 아시나요?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처럼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고위 임원의 자리입니다. 이름 그대로 이들은 고객의 얘기를 듣는 업무를 총괄합니다. 하지만 고객의 얘기를 듣기만 하는 건 아닙니다. 단순히 고객의 불만 등을 듣는 일이라면 고객서비스센터에서 이미 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들은 다른 방식으로 얘기를 듣습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얘기를 듣는 거죠. 단순히 소셜미디어를 통해 쏟아지는 고객 의견을 ‘모니터링’하는 것과도 다릅니다. 이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각종 온라인상의 댓글과 자신들의 회사가 언급된 신문 기사에 대한 독자 반응, 유튜브에 등장하는 동영상 등을 모조리 살핍니다. 물론 이런 ‘듣기의 대상’은 사실상 무한하다 싶을 정도로 많습니다. 그래서 CLO를 둔 기업들은 각종 신기술을 사용합니다. 고객의 댓글에 쓰인 단어를 분석해 ‘긍정적인 여론’과 ‘부정적인 여론’의 비율을 조사하고, 해당 기업 소식 가운데 갑자기 새로 화제가 되고 있는 단어가 생기면 이를 즉각 파악하게 해주는 식입니다.

최근에는 이런 기술 개발에 뛰어드는 기업도 늘고 있습니다. IBM이나 SAS 같은 글로벌기업은 이미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수많은 소비자 반응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주는 도구를 선보이고 기업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술은 평소라면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흘려보냈을 잡다한 데이터를 일정한 기준으로 분석해 의미를 부여하는 역할을 합니다. 산처럼 쌓인 정보의 산에서 의미를 캐내는 일이기 때문에 ‘데이터마이닝’이라고 불리죠.

CLO는 이런 데이터마이닝의 전문가입니다. 기존에 기업의 마케팅팀이 ‘시장조사’라는 명목으로 하던 일들을 훨씬 대규모로 더 분석적이고 정확하게 하게 된 셈입니다. 현재 공식적으로 CLO라는 직함을 두고 있는 회사는 디지털카메라 등을 파는 코닥과 컴퓨터 제조업체 델 두 곳 정도입니다. 하지만 사실 CLO의 역할을 맡는 담당자들은 훨씬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최근 기업의 홍보팀은 온라인에서 도는 소문을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는 팀을 따로 꾸리기 시작했고, 팀의 규모도 계속 키워가는 추세입니다. 코닥과 델의 CLO는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고객의 소리 가운데 기업의 대답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목소리를 골라 기업 내부의 담당자에게 직접 전달합니다. 이렇게 CLO로부터 고객의 목소리를 전해들은 담당자는 해답을 들고 바로 고객에게 연락을 취해야 한다고 합니다. 최고경영진에 속하는 고위 임원의 지시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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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소비자가 제기한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며 CLO라는 고위간부가 직접 답해준다면 소비자는 그 기업을 믿고 사랑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한국에도 CLO라는 직책이 생기길 기대해 봅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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