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탭’ 공개… 스마트폰 이어 태블릿PC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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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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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치 vs 9.7인치… 승자는 대봐야 안다?

“애플의 아이패드와 비교해 약점과 강점이 뭡니까?”

2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 세계박람회장.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0’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삼성전자의 글로벌 프레스콘퍼런스에서 태블릿PC(키보드 없이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조작하는 개인용 컴퓨터) ‘갤럭시탭’이 소개되자 한 기자가 물었다. 신종균 무선사업부 사장은 “애플의 아이패드가 ‘거실용 기기’라면 갤럭시탭은 한 손에 쥐어지는 ‘휴대용 기기’라서 사용처가 다르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약 400만 대가 팔린 애플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의 ‘대항마’가 될 것으로 주목받아온 갤럭시탭이 처음 공개됐다. 이날 국내외 기자들과 만난 신 사장은 ‘휴대성’을 가장 강조했다. 7인치이면서도 무게가 380g에 불과하기 때문에 간편하게 갖고 다니다가 언제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 사장은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라 구체적인 판매목표를 말하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올해 말까지 100만 대 이상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탭이 PC와 스마트폰 가운데 어느 쪽에 더 가까우냐는 질문에는 “굳이 말하자면 스마트폰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에서 못하던 걸 태블릿PC에서 할 수 있기 때문에 두 시장은 함께 성장할 것이다. 이제는 유심(USIM·가입자인증모듈) 카드를 두 개 이상 들고 다니는 시대”라고 답했다.

국내 소비자들은 10월 초 SK텔레콤을 통해 갤럭시탭을 살 수 있다. 가격은 90만 원대인 갤럭시S보다 비싸지만 통신사의 보조금 정책에 따라 실제 값은 변할 수 있다. 특히 기존 스마트폰 요금제로 갤럭시탭을 공유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신 사장은 “스마트폰과 갤럭시탭을 묶어서 요금제를 저렴하게 하는 방안을 통신사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 관계자는 “태블릿PC는 휴대전화보다 데이터 사용량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보조금은 어렵지 않겠냐는 내부 얘기도 있다”며 “통신을 통하지 않아도 되는 와이파이(Wi-Fi) 갤럭시탭도 나올 것으로 보여서 어떤 요금제를 마련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를린=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두 제품 비교해보니… ▼
휴대성-실질해상도는 갤럭시탭 우위
앱활용-눈피로도는 아이패드 판정승


올해 1월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한 아이패드. 동아일보 자료 사진
올해 1월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한 아이패드. 동아일보 자료 사진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이 공개됨에 따라 전자업계에선 애플의 ‘아이패드’와의 경쟁에서 어떤 제품이 승리할 것인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 태블릿PC 시장이 초기 단계여서 섣불리 승부를 예측할 순 없지만 현재 양사가 공개한 기본사양만 놓고 보면 부분별로 우열이 갈린다.

태블릿PC에서 업계와 소비자들의 관심이 가장 쏠리는 요소는 디스플레이 크기와 기기 무게다. 이 두 가지 요소가 휴대성과 눈의 피로도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갤럭시탭은 7인치 디스플레이에 무게 380g으로 9.7인치, 680g인 아이패드보다 크기와 무게를 줄여 휴대성을 강조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이동하면서 한 손으로 들고 쓰기에 무난한 전자기기의 무게를 500g 미만으로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디바이스 무게가 500g을 넘어가면 한 손으로 들고 쓰기가 버거워진다”며 “애플의 아이패드가 이런 점에서 약점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동영상 재생이나 웹 탐색 시 화면이 클수록 눈의 피로도가 덜하다는 점에서 아이패드가 더 우위에 있다. 이와 관련해 전자업계에선 태블릿PC가 노트북이나 넷북을 완전히 대체하려면 14∼15인치 정도로 디스플레이 크기를 키우는 동시에 무게는 500g 안팎으로 줄이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디스플레이 해상도에선 큰 차이가 없다. 아이패드는 1024×768 해상도의 IPS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썼고, 갤럭시탭은 1024×600의 TFT-LCD를 사용했다. 단 갤럭시탭의 디스플레이 크기가 더 작기 때문에 실질적인 화질을 가늠할 수 있는 ‘인치당 화소수(ppi)’는 갤럭시탭이 169ppi로 아이패드(132ppi)보다 높다. 갤럭시탭은 통화도 가능하고 카메라도 있다.

각종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전자책 등 콘텐츠 측면에선 아직 아이패드의 판정승이다. 애플 앱스토어에는 25만 개에 달하는 앱이 올라와 있지만, 갤럭시탭이 사용하는 안드로이드마켓은 10만여 개에 그친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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