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 세계박람회장.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0’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삼성전자의 글로벌 프레스콘퍼런스에서 태블릿PC(키보드 없이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조작하는 개인용 컴퓨터) ‘갤럭시탭’이 소개되자 한 기자가 물었다. 신종균 무선사업부 사장은 “애플의 아이패드가 ‘거실용 기기’라면 갤럭시탭은 한 손에 쥐어지는 ‘휴대용 기기’라서 사용처가 다르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약 400만 대가 팔린 애플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의 ‘대항마’가 될 것으로 주목받아온 갤럭시탭이 처음 공개됐다. 이날 국내외 기자들과 만난 신 사장은 ‘휴대성’을 가장 강조했다. 7인치이면서도 무게가 380g에 불과하기 때문에 간편하게 갖고 다니다가 언제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 사장은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라 구체적인 판매목표를 말하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올해 말까지 100만 대 이상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탭이 PC와 스마트폰 가운데 어느 쪽에 더 가까우냐는 질문에는 “굳이 말하자면 스마트폰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에서 못하던 걸 태블릿PC에서 할 수 있기 때문에 두 시장은 함께 성장할 것이다. 이제는 유심(USIM·가입자인증모듈) 카드를 두 개 이상 들고 다니는 시대”라고 답했다.
국내 소비자들은 10월 초 SK텔레콤을 통해 갤럭시탭을 살 수 있다. 가격은 90만 원대인 갤럭시S보다 비싸지만 통신사의 보조금 정책에 따라 실제 값은 변할 수 있다. 특히 기존 스마트폰 요금제로 갤럭시탭을 공유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신 사장은 “스마트폰과 갤럭시탭을 묶어서 요금제를 저렴하게 하는 방안을 통신사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 관계자는 “태블릿PC는 휴대전화보다 데이터 사용량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보조금은 어렵지 않겠냐는 내부 얘기도 있다”며 “통신을 통하지 않아도 되는 와이파이(Wi-Fi) 갤럭시탭도 나올 것으로 보여서 어떤 요금제를 마련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를린=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두 제품 비교해보니… ▼ 휴대성-실질해상도는 갤럭시탭 우위 앱활용-눈피로도는 아이패드 판정승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이 공개됨에 따라 전자업계에선 애플의 ‘아이패드’와의 경쟁에서 어떤 제품이 승리할 것인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 태블릿PC 시장이 초기 단계여서 섣불리 승부를 예측할 순 없지만 현재 양사가 공개한 기본사양만 놓고 보면 부분별로 우열이 갈린다.
태블릿PC에서 업계와 소비자들의 관심이 가장 쏠리는 요소는 디스플레이 크기와 기기 무게다. 이 두 가지 요소가 휴대성과 눈의 피로도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갤럭시탭은 7인치 디스플레이에 무게 380g으로 9.7인치, 680g인 아이패드보다 크기와 무게를 줄여 휴대성을 강조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이동하면서 한 손으로 들고 쓰기에 무난한 전자기기의 무게를 500g 미만으로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디바이스 무게가 500g을 넘어가면 한 손으로 들고 쓰기가 버거워진다”며 “애플의 아이패드가 이런 점에서 약점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동영상 재생이나 웹 탐색 시 화면이 클수록 눈의 피로도가 덜하다는 점에서 아이패드가 더 우위에 있다. 이와 관련해 전자업계에선 태블릿PC가 노트북이나 넷북을 완전히 대체하려면 14∼15인치 정도로 디스플레이 크기를 키우는 동시에 무게는 500g 안팎으로 줄이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디스플레이 해상도에선 큰 차이가 없다. 아이패드는 1024×768 해상도의 IPS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썼고, 갤럭시탭은 1024×600의 TFT-LCD를 사용했다. 단 갤럭시탭의 디스플레이 크기가 더 작기 때문에 실질적인 화질을 가늠할 수 있는 ‘인치당 화소수(ppi)’는 갤럭시탭이 169ppi로 아이패드(132ppi)보다 높다. 갤럭시탭은 통화도 가능하고 카메라도 있다.
각종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전자책 등 콘텐츠 측면에선 아직 아이패드의 판정승이다. 애플 앱스토어에는 25만 개에 달하는 앱이 올라와 있지만, 갤럭시탭이 사용하는 안드로이드마켓은 10만여 개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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