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1년 성적표]‘치킨매니아’ 서울 방화점 최동재-김희연 씨

동아일보 입력 2010-09-02 03:00수정 2010-09-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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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그리고 넉넉함… 이 부부가 사는 법
《 ‘2030 세대’의 창업이 증가하고 있다. 극심한 취업난과 불투명한 직장 생활의 전망 때문에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창업이 또 다른 인생의 진로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는 것. 서울 강서구 지하철 5호선 방화역 부근에서 치킨호프전문점 ‘치킨매니아(www.cknia.com)’를 운영하고 있는 최동재(33), 김희연 씨(31·여) 부부도 직장생활을 과감히 포기하고 1년 전 창업에 도전했다. 》

○ 직장생활 과감히 포기했지만…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에 나서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최 씨 부부는 무작정 직장을 그만둔 것이 아니라 직장에 다니면서 3개월 정도 별도의 시간을 내 신문이나 인터넷 등을 뒤져가며 창업 정보를 수집했다. 그러다가 부부가 1개월의 시차를 두고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인 창업 준비에 들어갔다. 창업박람회와 각종 사업설명회 등에 꼬박꼬박 참석했다. 이렇게 6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초보자가 운영하기에도 적당하고 창업비용도 감당할 만한 범위에 있는 치킨호프 전문점을 선택했다. 살고 있던 집을 전세로 돌리고 자신들은 월세로 옮겨서 마련한 자금에 그동안 모아뒀던 예금과 퇴직금, 은행 대출을 일부 더해 1억3000만 원으로 66m² 규모의 점포를 열었다.

막상 장사를 시작해 보니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었다. 최 씨는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밤과 낮이 바뀌는 것”이라며 “예전 같으면 자고 있어야 할 시간에 일을 하고, 출근하려고 일어날 시간에 잠을 자려고 하니 적응이 안돼 힘들었다”고 했다. 영업시간은 오후 3시부터 다음 날 오전 3시까지였다. 영업을 마치고 청소 등 뒷정리를 하고 나면 오전 4시가 넘었다. 집에 돌아와서 씻고 이것저것 챙기고 난 뒤 잠자리에 들다보니 두세 시간 눈을 붙이고 오전 9시에 일어나 점포에 출근하는 일이 잦았다.

자기 시간을 갖지 못한다는 점도 힘들었다. 밤낮이 뒤바뀐 생활에 제대로 잠을 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강행군이 계속됐다. 자유시간을 낼 수 없는 빡빡한 일상이 반복되면서 창업 3개월까지 종종 후회가 밀려왔다. 최 씨 부부는 어떻게 창업 초기의 위기를 극복했을까. 최 씨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고 창업 초기부터 작은 성과들이 뒤따랐기 때문에 갑자기 밀려오는 후회를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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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들만의 색깔 살린 점포 운영

최 씨 부부는 자신들의 장점을 살린 점포 운영을 통해 다른 사람들보다 빨리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원래 밝고 적극적인 성격이며 직장에서도 영업 부서에서 근무해 사람 대하는 일에 익숙했던 김희연 씨는 매니저 직함을 달고 홀을 책임지며 손님 응대를 맡았다. 꼼꼼하고 차분한 성격에 대기업에서 인사관리를 담당했던 남편은 ‘사장님’으로서 식재료 관리와 홍보, 회계를 책임졌다. 음식은 무엇보다 맛이라고 판단하고, 주방은 본사 직영점 등에서 근무했던 실력과 경력을 두루 갖춘 직원을 스카우트했다.

서비스는 차별화를 강조했다. 주문을 받을 때 대형 패밀리레스토랑처럼 한 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처음에 다소 어색해하던 손님들도 시간이 갈수록 새롭고 참신하다며 호응해 줬다. ‘사장의 인심’은 또 하나의 홍보 전략이라는 생각에 적은 양이라도 항상 서비스 안주나 음식을 내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월별 매출을 홀 매출과 배달 매출로 나눠 데이터화하고 이를 매장 운영과 홍보 등에 적극 활용했다. 치킨호프의 성수기인 여름철에는 배달 전단지 배포 등의 활동을 오히려 줄였다. 매장 손님만으로도 충분한 매출이 되기 때문에 한 곳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 이 덕분에 전단지 배포에 드는 비용이 줄어 수익성은 더 높아졌다.

대신 호프 수요가 줄어드는 겨울 시즌에는 배달 매출을 늘리기 위해 가을부터 미리 홍보 활동을 시작했다. 최 씨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아무래도 매장에서 호프와 치킨을 즐기는 수요보다는 집에서 간식이나 야식용으로 치킨을 주문하는 배달 수요가 증가한다”며 “이에 대비해 긴팔을 입는 시기부터 여름철 줄였던 홍보 활동을 다시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 똑똑한 마케팅

이렇게 홍보 활동을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여름철에는 홀 매출과 배달 매출의 비중을 7 대 3, 겨울에는 5 대 5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여름에는 홀 매출을, 겨울에는 배달 매출을 늘리는 데 주력함으로써 일년 내내 큰 폭의 매출 편차 없이 꾸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안정적인 매출 구도를 만들어 낸 것이다.

또 자신들이 다 하려고 했던 초기와는 달리 점차적으로 직원들에게 일정 정도의 권한과 책임을 주면서 점포를 운영하는 것도 특징이다. 젊음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직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신뢰관계 형성에 큰 도움이 됐다. 이 덕분에 전에 비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점포 운영에 대한 부담도 많이 줄었다.

김 씨는 “점포 문을 열고 마무리하는 일을 믿고 맡길 직원들이 생기면서 한결 여유가 생겼다”며 “요즘은 7, 8시간 잘 수 있는 날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최 씨 부부는 한 달 평균 5000만∼7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원재료비, 임차료, 인건비 등의 비용을 빼고 나면 1000만∼1500만 원이 순이익으로 남는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 전문가 조언 새로운 시도 통해 서서히 매출 늘리길

요즘 직장생활 대신 창업을 선택하는 젊은층들이 늘고 있지만 절대 창업을 쉽게 생각하고 덤벼들어서는 안 된다. 창업은 직장생활보다 결코 만만하지 않으며 경험도 없는 청년들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성공하기도 쉽지 않다. 무엇보다 창업이 취업난을 회피하기 위한 피난처가 돼서는 안 된다.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에 나설 때는 더욱 분명한 목표 의식을 갖고 시작해야 한다. 창업이 자신의 미래를 완성해 나가기 위한 설계도가 돼야 하며, 지금의 고생을 밑천 삼아 미래에 큰 사업가로 성장한다는 꿈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절대 생계를 위한 수익에 집착하지 말고 장래의 비전도 함께 생각하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아이템을 고를 때에는 자신의 취미나 적성에 맞고 평소 관심이 있었던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 단 수익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자신의 자금 형편도 고려해야 한다. 적성에 맞고 수익성도 높은 아이템이라 해도 자금 여건에 맞지 않으면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최동재, 김희연 씨 부부는 이러한 청년창업의 성공 공식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포기하는 대신 미래에 대한 분명한 목표 의식을 갖고 창업에 도전했고, 충분히 자금 조달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자신들의 노동력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치킨호프 업종을 골라 성공적으로 창업했다. 현재 이들의 월평균 매출이나 순이익은 점포 규모 등을 따져봤을 때 업계 상위 그룹에 속하는 수준이다.

따라서 우선은 현재의 매출 수준을 유지하는 데 힘쓰면서, 젊은 창업자이니 만큼 새로운 시도를 통해 점진적으로 매출을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모색하기를 조언한다.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가족외식 수요를 겨냥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추가하는 것이다. 치킨버거 등의 버거류나 감자튀김 등의 메뉴가 적당하다. 또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세트메뉴를 구성해보는 것도 고객 수요를 늘리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점포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치킨집 같지 않은 예쁜 인테리어다. 고소한 치킨 냄새만 없다면 카페인지 패밀리레스토랑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다.

이런 예쁜 인테리어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점심시간 한시적으로 주변 직장인들을 겨냥해 커피나 음료 등을 판매하는 카페로 운영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단 이 경우 매출 증대 효과보다 인건비 등 비용 지출이 커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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