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런 주춤… 저가매수자금 몰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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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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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대 초반서 사흘째 순유입

상승장을 위태롭게 했던 펀드 환매 러시가 주춤하고 있다. 경기회복 둔화 우려로 급락한 미국 증시의 영향으로 종합주가지수가 조정을 받으면서부터다. 이달 들어 최대 3300억 원까지 순유출되면서 고점을 뚫고 올라가는 상승장의 발목을 잡던 것과 대비되는 현상이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는 12일 336억 원, 13일 1257억 원, 16일 320억 원 등으로 사흘째 펀드 자금이 유입 우세를 보였다. 이는 8월 초 상향 돌파의 기대감을 보였던 종합지수가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의 악재로 다시 박스권으로 회귀하면서 지수 조정기에 투자를 늘리고 상승국면에서 환매하는 이른바 ‘스마트 머니(smart money)’가 늘어났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배성민 대신증권 컨설팅랩부 팀장은 “연말이나 내년 증시의 기대감을 감안해 증시가 조정받을 때 저가 매수해 놓으려는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며 “3분기 말까지는 종합지수가 1,650까지 밀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시장이 단기 조정을 받을 때마다 자금 유입이 이어지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이 유출입되는 지수대도 달라진 양상을 보인다. 1,600∼1,700에서 형성돼 있던 박스권이 최근 지수 상승으로 한 계단 올라가면서 지금까지 환매가 잇달았던 1,700대 초반에서 자금이 새롭게 유입되는 등 대량 환매 지수대도 동반 상향되고 있다. 김남수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연구위원은 “단기간에 1,800을 다시 뚫기에는 외부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에 지수변동에 따라 자금 유출입이 반복되겠지만 환매 강도가 이전 박스권에서보다는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에 투입될 대기자금이 풍부한 만큼 장기적으로는 경기 지표에 따라 순매수세가 강해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상반기에 주식형펀드 환매로 많게는 하루 2000억∼3800억 원 빠졌던 자금 대부분이 단기부동자금으로 머물며 재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기 때문이다. 조성식 미래에셋증권 금융상품마케팅 팀장은 “지금 들어오는 자금은 1,800대를 노리고 오는 것이 아니라 내년 이후 상황까지 장기적으로 보는 것”이라며 “향후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감소하고 경제지표가 우호적인 신호를 준다면 순매수세가 강해지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지수 조정기를 틈타 펀드 투자를 고려한다면 당분간 적립식이나 분할투자가 안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배 팀장은 “단기적으로 볼 때 횡보조정기에 강세를 보이는 중소형주나 배당주 펀드에 관심을 가지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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