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응찬 신한금융 회장, KB금융 어윤대號에 긴장감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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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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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적이 출현, 경계하고 있다”

“새로운 큰 적이 다가오고 있다는 경계심을 갖고 있습니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72)이 새로 출범한 KB금융 ‘어윤대호’에 대한 긴장감을 드러냈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오른쪽)이 17일 서울 중랑구 망우동에 문을 연 신한미소금융재단 망우지부 개점식 후 인근 재래시장인 우림시장을 직접 돌며 상인에게 미소금융을 소개하는 전단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 제공 신한은행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오른쪽)이 17일 서울 중랑구 망우동에 문을 연 신한미소금융재단 망우지부 개점식 후 인근 재래시장인 우림시장을 직접 돌며 상인에게 미소금융을 소개하는 전단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 제공 신한은행
17일 오전 신한미소금융재단 망우지부 개점식 이후 기자들을 만난 라 회장은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후 신한은행을 공개적으로 칭찬한 일이 화제에 오르자 “칭찬받을 만한 것도 없는데 고맙고, 어 회장이 KB금융을 맡아 잘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KB가 우리보다 훨씬 더 큰 금융기관이고 네트워크가 넓은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유리해 이제부터 신한이 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982년 신한은행 창립 멤버로 2001년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올라 올 2월 회장 4연임에 성공한 라 회장은 금융권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다. 그가 언론을 공개적으로 만난 자리는 1999년 은행장을 퇴임한 후 11년 만이다.

라 회장은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가 고루 발전했다는 평가에 대해서 “보험이 이제 4위권까지 올라오긴 했지만 아직 약하다”라며 “현재로선 인수합병(M&A)할 만한 곳이 없지만 매물이 나오면 판단해 봐야 할 것이다”고 여운을 남겼다.

우리금융 M&A에는 관심이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라 회장은 “국내에서 추가적으로 M&A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현재로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 조흥은행과 2006년 LG카드 인수에 잇달아 성공하며 신한금융을 국내 최고 금융그룹 대열에 올려놓은 공신이기도 하다. 라 회장은 M&A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을 묻는 질문에 “우리한테 꼭 필요한 것인가 그리고 어느 면에서 얼마만 한 도움이 되는지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과거 조흥은행 인수 전에 금융감독위원장이 불러서 갔더니 서울은행을 인수하라고 했어요. 하지만 서울은행은 메리트도 별로 없고 보유 자산도 좋지 않아 ‘못하겠다’고 했지요. 그런데 조흥은행이 매물로 나왔을 때는 신한보다 덩치는 더 컸는데도 욕심이 나더라고요.”

한편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50억 원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금융실명제법을 위반한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고 있는 라 회장은 이와 관련해선 “조사하고 있으니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말을 아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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