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대책 수준 높이는 대기업들, 협력사 인력육성 지원책 확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3일 03시 00분


물고기 직접 주기보다 고기 잡는 법 전수한다
LG 인화원서 교육지원… SK, 상생 아카데미 운영

주요 대기업들이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 방안을 속속 마련하는 가운데 협력회사의 장기적인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인력 육성 지원책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기업들은 “단기적인 자금 지원 등으로 물고기를 직접 주기보다는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 협력업체가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더 궁극적인 해법”이라고 말한다.

LG그룹은 12일 발표한 ‘상생협력 5대 전략과제’에서 그룹의 교육시설인 LG인화원 내에 ‘협력회사 인재개발센터’를 세워 협력회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경영 교육을 실시하기로 한 점을 강조했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서 중소기업이 시장 변화를 좇기 힘든 요즘 교육 지원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SK그룹은 일찍부터 협력업체의 인력 육성을 지원해오고 있다. 2006년 시작한 ‘SK 상생 아카데미’는 협력업체를 위한 상설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5년간 1800명의 협력업체 임직원이 현장에서 강의를 들었고, 온라인 강의 이수자는 8만5400명이나 된다.

SK 상생 아카데미의 인기는 협력업체 직원들이 접하기 어려운 커리큘럼 때문이다. 협력업체 최고경영자(CEO) 대상의 ‘상생 CEO 세미나’는 최근 글로벌 시대의 핵심 트렌드, 비즈니스 미래지도, 위기시대의 리더십 등을 주제로 5개월간 진행돼 7기 수료자를 배출했다. 또 협력업체 임직원들이 참가하는 ‘상생 MDP(Management Development Program)’ 과정도 미니 MBA 형식으로 진행된다.

지난달 상생 CEO 세미나를 수료한 SK텔레콤 협력사 레이디오펄스의 왕성호 사장은 “마케팅과 조직 운영, 경제 전반에 대한 전문가들의 강의가 변화를 도모하는 데 씨앗이 된다”며 “CEO 과정을 이수하고 실제 고객 서비스와 회사 내 보상제도를 개선했다”고 전했다. SK에너지 협력사 태산로테이트먼트의 고승판 팀장도 “중소기업에서 연수 기회를 마련하기란 쉽지 않은데 이 같은 교육은 잠재역량을 키울 수 있는 장기적 상생 방안”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도 그룹사 임원급을 대상으로 매월 1회 진행하는 토요학습에 협력 중소기업 CEO가 참석하도록 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협력사가 전문 기술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용접학교, 사출학교, 도금학교 등의 기술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협력사 경영 컨설팅단’을 만들어 새로운 형태의 상생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상생 컨설턴트’라 불리는 각 분야의 임원 출신 전문가들이 협력사의 경영관리, 제조 생산성 등의 분야에서 맞춤형 컨설팅을 해주는 것이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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