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영업익 사상 첫 5조 돌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31일 03시 00분


반도체-LCD 강세, TV-휴대전화 약세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5조 원을 돌파했다.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가 전체 영업이익의 76%를 차지한 반면 TV와 휴대전화는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줄어드는 등 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삼성전자는 2분기에 매출 37조8900억 원, 영업이익 5조100억 원, 순이익 4조2800억 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7일 삼성전자가 미리 공개한 잠정실적(가이던스)보다 약간 웃도는 수치다.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좋은 실적을 이끈 것은 반도체였다. 반도체 사업부문은 2분기에만 2조94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제조업에선 보기 드문 30.8%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2007년부터 업체 간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1분기(1∼3월) 7100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하지만 독일 키몬다와 미국 스펜션 등 경쟁사들의 잇따른 파산과 반도체 가격상승 등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이 3400억 원 흑자로 돌아선 이후 지속적인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또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전자기기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반도체 소비가 급증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이와 함께 세계 최초로 30나노급 D램과 20나노급 낸드플래시를 양산하는 등 과감한 투자로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공정 전환에 성공한 것도 한몫했다.

반도체에 이어 LCD 사업부문도 최근 발광다이오드(LED) 및 3차원(3D) TV 수요가 크게 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1% 증가한 7조7600억 원, 영업이익은 252% 급증한 8800억 원을 나타냈다. 반면 휴대전화 사업부문은 같은 기간 22% 증가한 6380만 대가 팔렸으나, 영업이익은 6300억 원으로 오히려 36% 급감했다. 시장경쟁 심화로 판매가격이 떨어진 데다 스마트폰 시장 진출이 늦었고 유로화 약세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TV, 가전 등 디지털미디어 부문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조5400억 원으로 20%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600억 원으로 69% 감소했다. TV 사업부문은 LED TV와 3D TV를 중심으로 매출이 늘었지만, 시장경쟁에 따른 가격하락과 유로화 약세 여파로 영업이익이 줄었다.

3분기 이후 전망에 대해 삼성전자는 “계절적 성수기에도 유럽발 금융위기에 따른 수요 둔화와 휴대전화, TV 사업의 경쟁 격화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시장에선 반도체 및 LCD의 가격하락 가능성과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의 판매추이가 올 하반기 삼성전자 실적의 최대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증시에서는 삼성전자 주식의 외국인 투자비중이 49.46%로 2006년 11월 8일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외국인들이 정보통신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한국 증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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