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공급계약 3~4곳 더 있다”

  • 동아일보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日 경쟁사보다 일찍 뛰어들어 품질 앞서”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2006년까지는 2차 전지 사업에서 적자를 면치 못해 그룹 내에서 사업 정리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화학회사가 했으니 더 잘할 수 있었다는 공감대가 생겼다”면서 업계 선두주자로서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 제공 LG화학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2006년까지는 2차 전지 사업에서 적자를 면치 못해 그룹 내에서 사업 정리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화학회사가 했으니 더 잘할 수 있었다는 공감대가 생겼다”면서 업계 선두주자로서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 제공 LG화학
“전기자동차는 10년 안에는 정부 보조금 없이도 시장에서 경쟁이 가능한 수준이 될 것입니다.”

김반석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은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자동차 가격에서 절반 또는 3분의 1 정도가 배터리 가격이어서 값싸고 성능 좋은 배터리를 만들어야 전기자동차가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 내부적으로는 이미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2020년 안에는 정부 보조금 없이도 전기자동차가 시장에서 활성화 될 정도로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전기차는 아직 초기 단계로 배터리 가격도 낮춰야 하지만 배터리 이외의 부품들도 가격을 낮추면 정부 지원금 없이도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외신을 포함한 40여 곳의 언론사가 참석했고, 김 부회장은 2시간여에 걸쳐 2차 전지 사업의 추진 상황과 비전을 자세히 설명했다.

LG화학의 2차 전지 사업은 최근 미국 미시간 주 공장 기공식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참석할 만큼 주목받고 있지만 2007년 중반까지만 해도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을 정도로 난항을 겪었다. 2006년까지 2차 전지 사업 부문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고, 일본 등에서는 이 사업을 화학회사가 아닌 전자회사가 하고 있어 그룹 내에서 사업 정리에 대한 논의가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중국 전자회사가 만든 2차 전지 불량률이 높아 제품을 모두 교환해주는 일이 벌어지면서 전지의 중요성이 부각됐습니다. 조립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전지 안에 들어가는 물질을 잘 만들어야 한다는 ‘화학’이 강조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화학회사가 했으니 잘됐다고 생각할 만큼 엄청난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후 LG화학은 뚝심 있게 전지 사업을 밀어붙였고, 최근에는 제너럴모터스(GM)나 포드 등 세계적인 자동차회사와 자동차용 2차 전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해 김 부회장은 “일본 등의 경쟁사보다 먼저 연구개발에 착수해 상용화 수준으로 품질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회사들은 LG화학이 주력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가격이 싼 대신 무겁고 성능이 떨어지는 니켈수소 배터리 개발에 치중했다.

SK에너지 등 2차 전지 후발 주자의 추격에 대해 김 부회장은 “외부에서 대결구도로 비교하면 재밌을지 몰라도 그 회사가 만든 2차 전지가 들어간 전기자동차가 언제부터 몇 대가 생산될 계획인지 물어보면 차이를 알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현재까지 7개사와 2차 전지 공급계약 체결 사실을 공개했는데 올해 말까지 3, 4곳을 추가로 밝힐 예정”이라며 “이미 계약은 했지만 지금 상대를 밝히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 투자가 부진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김 부회장은 “기업은 투자를 해야 이익이 나고, 이익이 나야 생존한다”면서 “사장들은 누구나 투자를 하려고 몸부림치고 있는데, 투자 대상을 빨리 찾는 기업도 있고 늦게 찾는 기업도 있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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