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정책금리를 23개월 만에 0.25%포인트 인상했다. 대체로 금리동결을 예상했기에 인상 소식이 전해진 후 주가는 다소 널뛰기를 했다. 금리인상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완화 기조가 유지되고 있으며 아직 긴축 기조 전환을 논의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향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글로벌 금융위기가 완전히 끝났다고 말하는 게 아닌 만큼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에선 이를 두고 설왕설래 중이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금리인상이 시작됐지만 그 속도는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란 점이다. 올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한다면 그 폭을 0.5%포인트 정도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금리인상이 하반기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번 금리인상은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다. 금리인상 자체를 긴축 사이클로 접어든 것으로 해석하기도 어렵다. 오히려 금리 정상화에 가까우며, 이 경우 통화정책이 여전히 부양적 기조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주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상쇄한다. 정책금리 인상 국면에서 흥미로운 점은 보험업종이 상대수익률 상위 업종에 항상 랭크됐다는 점이다. 금리인상이 업종 펀더멘털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번 금리인상보다는 선진국 출구전략이 주가에 더 민감한 변수다. 국내 금리인상이 선진국 금리인상과 맞물릴 수 있는데, 이때 시장은 긴축의 본격적인 영향권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기적으론 내년 2분기 이후가 될 것이다. 또 하나 민감하게 볼 변수는 환율 동향이다. 금리인상 소식에 원-달러 환율은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지며 1200원을 하회했다. 원화가 다시 강세로 돌아선다면 3분기 이후 수출주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대로 수입비중이 높거나 외화부채 비중이 높은 내수주는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환율은 다양한 요인에 좌우되기 때문에 금리인상 뉴스만 놓고 중기 방향을 예단하기에 무리가 있다. 따라서 환율 등락에 따른 수혜주 찾기는 좀 더 신중해야 한다.
글로벌 더블 딥 논쟁에 따른 주가 하락 후 전 세계 주가가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 시장은 실적대비 주가 저평가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에 실적발표 과정에서 주가 반응은 긍정적일 것이다. 이번 주에는 신세계와 포스코가 실적을 발표한다. 미국에선 인텔 실적이 하이라이트다. 블룸버그 컨센서스를 보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의 2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시장의 경기 모멘텀 둔화 우려를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으로 완충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경제지표에선 미국의 6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동향을 살펴봐야 한다. 중국은 2분기 경제성장률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전년 동기대비 10.5% 증가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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