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회의 토론토는 철옹성… 곳곳 철제 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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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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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테러 우려 쓰레기통 없애고 가로수 절단
加언론들 “한국은 글로벌위기 조기탈출” 특집

캐나다 토론토 중심가에 설치된 높이 3m의 철제 펜스. 25일부터는 펜스 안으로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다. 토론토=박형준 기자
캐나다 토론토 중심가에 설치된 높이 3m의 철제 펜스. 25일부터는 펜스 안으로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다. 토론토=박형준 기자
요즘 캐나다 토론토를 보면 11월 서울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릴 때 서울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가늠할 수 있다.

24일 낮 12시(현지 시간) 토론토의 금융 중심지인 베이가(街). 평상시와 달리 식당으로 몰려가는 넥타이부대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점심시간 전부터 긴 줄을 서야 하는 이탈리아 음식점 ‘메르카토’에는 듬성듬성 빈자리도 보였다. 식당 종업원은 “24일부터 시위대의 공격을 우려해 금융회사들이 대부분의 직원을 강제휴무 시켰다”고 귀띔했다.

26일부터 1박 2일 동안 열리는 G20 정상회의가 토론토의 모습을 바꾸고 있다. 캐나다 제1의 경제도시에서 철제 펜스가 둘러쳐진 철옹성으로 바뀌고 있는 것.

베이가 333번지에 있는 금융 복합건물의 입간판에는 입주 회사명이 모두 사라졌다. 반(反)세계화 시위대가 회사명을 알아보고 공격을 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금융회사들이 자진해 간판을 내렸다. 건물 1층 외벽에 붙은 간판도 모두 뗐다. 일부 금융회사는 출입구에 나무장벽을 약 3m 높이로 치기도 했다.

쓰레기통과 우체통도 거리에서 모두 사라졌다. 키가 자그마한 가로수는 절단돼 있다. 테러리스트가 폭탄을 숨길 공간을 없애기 위해서다. 실제 경찰은 22일 폭발물을 소지한 사람을 붙잡았고, 24일에도 승용차에 휘발유통을 싣고 정상회의장에 다가가던 운전자를 체포했다.

헬리콥터는 매일 테러 진압 예행연습을 한다. 차량 소음과 함께 하늘에서도 ‘타다다다∼’ 하는 프로펠러 소리가 끊이지 않아 토론토 시내는 하루 종일 어수선하다. 경찰들은 롤러블레이드와 자전거, 말을 타고 시내를 순찰하고 있다. 건물 사이에 물대포가 숨겨져 있고, 경찰 탐지견도 돌아다닌다. 현재 토론토에는 1만여 명의 경찰이 배치됐다.

정상회의가 열리는 메트로 토론토 컨벤션센터(MTCC)에 가까워질수록 경비는 더욱 삼엄하다. 주최 측은 각국 정상들의 숙소와 행사장 주변을 적색구역으로 설정해 3m 높이의 철제 펜스로 에워쌌다. 캐나다 정부는 G20 정상회의의 보안 경비로 약 6억5000만 캐나다달러(약 7800억 원)를 배정했다.

토론토 시민 데이비드 트레버 씨(45)는 “G20 정상회의가 토론토에서 개최돼 자부심이 생기지만 여행객들이 철제 펜스만 보고 돌아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는 20개국 정상과 함께 수행원 1만2000여 명, 기자 3700여 명이 참가한다.

한편 캐나다 주요 언론들은 G20 정상회의 관련 특집기사를 내보내면서 한국에 대한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캐나다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글로브 앤드 메일은 24일 국제면 1개를 한국에 할애해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가 이번 주말 20개 국가의 정상들을 맞이하지만 사실상 주인공은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다. 이 대통령이 올해 G20 이슈를 주도해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같은 날 경제면에서 ‘한국의 위대한 탈출’이라는 제목으로 한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빠르게 회복한 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 그 비결에 대해 이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통해 “1997년 외환위기 때 교훈을 얻어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경기침체와 실업을 줄였다”고 분석했다.

토론토=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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