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 예고에 ‘新 중국株’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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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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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오리온-베이직하우스 등 급등
국내 내수주 탈피… 中소비시장 최대 수혜주로

중국 정부가 위안화 환율 유연성을 높이겠다고 밝히자 21일 한국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0.60원 급락한 117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위안화 절상 가능성에 따라 원화도 동반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증시에서도 저마다 ‘중국 수혜주’를 외치며 동반 상승해 종합주가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73포인트(1.62%) 오른 1,739.68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절상이 한국 수출총량 등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겠지만 중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기업들은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종이 화장품, 음식료, 의류 등이다. 이들 업종은 그동안 전통적인 국내 내수주로 분류됐지만 최근에는 중국 소비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중국주’로 탈바꿈하고 있다.

○ 내수주? 우린 중국주!

내수주의 변신은 중국이 ‘세계의 제조공장’에서 ‘거대 소비시장’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중국 소비재 시장이 급성장한 데 따른 것이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기회복으로 내수주가 양호한 수익률을 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중국 관련 수출주의 강세로 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최근 ‘황제주’로 부상한 아모레퍼시픽. 21일 단기급등 우려로 주가가 떨어지긴 했지만 15일 이후 4거래일 연속으로 주가가 100만 원을 넘어섰다. 연간 30% 내외의 성장을 이어 온 중국 화장품 사업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기 때문. 중국 내수시장에서 선전하는 다른 소비주들의 질주도 무섭다. 중국에 진출한 의류업체 베이직하우스는 6월 들어 주가가 36%나 올랐다. 락앤락(19.9%), 오리온(13.2%) 등도 이달 들어 주가가 많이 올랐다.

위안화 절상은 중국 국민들의 구매력 상승으로 이어져 중국 내수시장을 노리는 이들 기업에는 겹호재다. 박수민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가치 상승으로 원자재 수입가격이 낮아져 더 싼 가격으로 중국 소비재를 생산하거나 소비재를 싸게 수입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소비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중국에서 최근 확산되는 임금인상 요구도 향후 구매력 향상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김철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 소비시장의 패러다임 변화가 향후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철강 조선 등도 위안화 절상 수혜

전문가들은 소비재 관련 기업 외에 중국산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철강 조선 등도 위안화 절상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위안화 절상과 원화 강세 속도가 어떻게 진행되든 간에 철강 업종은 수혜를 볼 것”이라며 “포스코는 중국 직수출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현대제철 등은 중국산 철강재 대비 가격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수출 품목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업종은 조선, 통신기기, 가전, 기계류인데 통신기기와 기계류는 가공무역 비중이 높아 실질적 수혜업종은 조선과 가전에 국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기술(IT)에 대해서는 유보적이다. 오 연구원은 “IT는 부품 소재 비중이 높아 가공 후 재수출되는 만큼 수출 단가가 올라가 위안화 절상으로 인한 수혜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며 “원화 강세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된다면 IT와 자동차의 투자 심리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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