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말로 검색하는 시대’ 활짝

  • 동아일보

구글, 한국어 음성검색 시작… 인식기술 공개
포털 다음은 이미 서비스… 네이버도 곧 가세

구글코리아는 스마트폰에서 음성으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한국어 음성검색 서비스를 16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 서비스를
 발표한 구글의 조원규 한국R&D센터 사장, 마이크 슈스터 연구원, 이해민 모바일제품 매니저(왼쪽부터). 사진 제공 
구글코리아
구글코리아는 스마트폰에서 음성으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한국어 음성검색 서비스를 16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 서비스를 발표한 구글의 조원규 한국R&D센터 사장, 마이크 슈스터 연구원, 이해민 모바일제품 매니저(왼쪽부터). 사진 제공 구글코리아
궁금한 걸 옆 사람에게 물어보듯 스마트폰에 음성으로 물어보면 이를 인식하고 정보를 찾아주는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기계가 우리말을 알아듣는 셈이다.

구글코리아는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날부터 한국어 음성검색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2008년 영어 음성검색, 지난해 말 중국어와 일본어 음성검색 서비스를 시작한 구글은 이달 들어 서비스 언어를 한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 모두 8개로 늘렸다.

이에 앞서 인터넷 포털업체 다음커뮤니케이션도 9일 스마트폰을 이용한 한국어 음성검색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도 스마트폰용 음성검색 서비스를 올 3분기(7∼9월)에 선보일 예정이다.

○ 한국어를 알아듣는 기계

이날 구글코리아의 모바일 제품 담당 이해민 매니저는 스마트폰에 대고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라는 애국가 가사를 읽었다. 긴 문장이었는데도 오타 없이 순식간에 입력이 됐다. 이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한 구글의 마이크 슈스터 연구원은 “사용자들이 많이 입력하는 검색어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어떤 말을 했을지 추정하기 때문에 문장이 길어질수록 인식의 정확도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사람이 한두 단어를 제대로 못 들어도 전체 문장의 문맥에 비춰 뜻을 무리 없이 이해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구글은 인간이 언어를 학습하듯 사용자의 음성검색이 늘어날수록 이를 통계화해 인식 정확도를 높여 나간다.

구글보다 일주일 앞서 한국어 음성검색 서비스를 시작한 다음은 약간 다른 방식을 사용한다. 다음은 컴퓨터에 30만 단어 이상의 음성 데이터베이스를 쌓아두고 사용자가 소리 낸 음성 패턴을 비교해 결과를 추론한다. 그래서 다음의 음성검색 서비스는 긴 문장을 얘기했을 때보다 짧은 단어 한두 개를 말했을 때 더 정확하다. 이 회사의 정지은 홍보팀장은 “한국 사용자는 대부분 한두 단어를 검색창에 입력해 원하는 정보를 찾기 때문에 다음의 음성검색이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의 음성검색은 현재 애플 ‘아이폰’ 사용자만 사용할 수 있으며, 앞으로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한 스마트폰에서도 서비스될 예정이다. 구글 한국어 음성검색은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 모두에서 사용 가능하다.

○ 음성검색의 가능성

음성검색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검색 외에도 이 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분야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컴퓨터처럼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기계지만 작은 화면 때문에 글을 입력하는 게 어려워 활용도가 떨어졌다. 하지만 음성인식 기술을 이용하면 스마트폰에서 문자메시지를 말로 보낸다거나, e메일도 음성으로 작성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구글은 자신들의 음성인식 기술을 무료로 공개하기 때문에 응용프로그램 개발자들은 이를 이용해 독특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음성을 문자로 바꾼 뒤 이를 구글 번역 서비스로 번역해 다시 들려주는 자동번역기 기능이나, “소리 키워, 전원 꺼” 등의 명령으로 TV나 전자제품을 제어하는 음성리모컨 기능 등을 스마트폰에 넣을 수 있다.

슈스터 연구원은 “음성인식 기술은 활용 범위가 매우 넓다”며 “이미 구글은 휴대전화 음성사서함을 문자메시지처럼 문자로 바꿔 보여주는 서비스나 유튜브 동영상의 음성을 인식해 자동으로 자막을 씌워주는 서비스 등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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