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 변동 따라 투자비중 조정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펀드 인기
공격적 성향의 투자자라면 주식-채 권형 따로 가입도 고려
남유럽발(發) 재정위기에 따른 주식시장 조정으로 국내 주식형펀드 투자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증시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으려는 영리한 투자자들이 많아졌기 때문. 하지만 전문가들은 남유럽 재정위기, 중국 긴축 등 증시를 둘러싼 불안요인들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므로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변동성 장세에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펀드를 앞 다퉈 내놓고 있다. ○ 시황 따라 매입하는 펀드 봇물
12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일 국내 주식형펀드에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1972억 원이 순유입됐다. 7일에는 2007년 11월 21일 이후 하루 순유입 규모로는 최대인 3660억 원의 유입 우위를 보이는 등 4일 연속 자금이 들어왔다.
주가가 조정 양상을 보일 때마다 주식을 싸게 매수하려는 투자자들이 많아지자 이런 투자자의 입맛에 맞춘 새로운 형태의 펀드들이 나오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거치식으로 목돈을 맡기면 시황에 따라 매달 주식투자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삼성스마트플랜 펀드’를 14일까지 판매한다. 이 펀드는 매월 일정한 소액을 투자하는 기존 적립식 펀드와 달리 먼저 거치식으로 목돈을 맡기면 이 돈의 대부분을 국공채 등 우량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코스피200 관련 ETF에 적립식으로 투자한다.
이때 ETF 투자 비중을 매월 자산총액의 2.5%를 기본으로 하면서 전월 코스피200이 내리면 자산총액의 10%로 비중을 늘리고, 오르면 0.5%까지 줄여 시황에 대처할 수 있게 설계됐다. 또 1년 이내 10%, 2년 이내 20%, 3년 이내 30%의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즉시 주식을 팔고 국공채 등 안전자산을 사 수익을 확정해 준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거치식 자금을 9차례로 나눠 주식을 매수하는 형태의 ‘한국투자 전략분할매수 증권펀드’를 SC제일은행 전 영업점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한 차례에 순자산의 19% 이내에서 분할 매수하되 편입 비율과 매수 타이밍은 내부 리서치팀과 협의해 결정한다. NH-CA자산운용은 코스피200의 20일 이동평균선 변동성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지면 자동적으로 주식 비중을 줄이고 변동성이 낮아지면 비중을 늘리는 ‘프리미엄 리스크 관리 펀드’를 다음 주쯤 내놓을 예정이다.
전영해 삼성자산운용 리테일채널본부장은 “국내 증시가 장기 상승 가능성은 높지만 단기적으로 방향성을 예측하기 힘든 장세가 이어지면서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 주식형, 채권형 따로 가입이 유리
시황에 따라 주식 매수 비중을 조절하도록 설계된 이런 펀드는 대체로 매월 일정 금액을 넣는 적립식 펀드 가입을 꺼리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또 주식 직접투자를 하고 싶지만 매수, 매도 타이밍을 잡기 어려운 일반 투자자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증시가 크게 상승할 때는 일반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을 따라잡기 어렵고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거나 지속적인 하락 국면에 들어섰을 때는 ‘물타기’로 인해 수익률이 지지부진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또 시황에 따라 매수 시점을 분산함으로써 위험을 낮출 수는 있지만 몇 차례의 분할 매수가 수익률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는 결론 내리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주된 투자수단으로 택하기보다는 단기 변동성 장세에 대응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 차원으로서의 투자가 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연구위원은 “주가 상승 국면의 이익을 충분히 향유하려는 공격적 성향의 투자자라면 오히려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를 따로따로 드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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