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업계 저축은행들, 맞춤대출로 서민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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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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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점시스템으로 대출 활기
6개월 연체 없으면 금리 할인
창업예정자 최대 2000만원 지원

정부와 한나라당이 최근 발표한 ‘서민금융 활성화대책’에 발맞춰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고객 선점을 노린 서민신용대출 상품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특히 신용도가 낮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대출금리를 공격적으로 내린 상품이 눈에 띈다. 그동안 서민금융을 표방하면서도 지나치게 금리가 높고 대출 조건도 까다로워 ‘무늬만 서민’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대출 상품들과는 대조적이다.

○ 캐피털, 서민 찾아 나서

최근 서민신용대출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그동안 할부금융에 치중했던 캐피털업계다. 아주캐피탈은 11일부터 신용도가 낮은 직장을 대상으로 생활자금 용도의 신용대출 상품인 ‘아주 희망찬 페이백(PayBack)론’을 판매한다. 100만 원부터 1500만 원까지 빌려주며 금리는 신용도에 따라 연 9.9%부터 차등 적용된다. 학자금, 결혼비용, 주택마련 비용 등 자금을 어디에 사용할지에 대한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최대 3.5%의 금리를 깎아주며 6개월 이상 연체하지 않으면 최대 1.5%까지 추가로 금리를 할인해 준다.

IBK캐피탈도 기존 서민신용대출 상품 브랜드인 ‘아이(I)론’을 최근 ‘휴우론(huuu Loan)’으로 바꾸고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브랜드 변경과 동시에 평균 29%대의 금리를 20% 중반대까지 낮추고 대출 재원도 800억 원에서 올해 안에 2000억 원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IBK캐피탈 관계자는 “모(母)은행(기업은행)을 가진 캐피털 회사로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6월 안에 기업은행을 통해 IBK캐피탈 상품을 이용하면 추가로 5% 내에서 금리할인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캐피털 업계가 저신용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은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로 연체율 증가 부담을 낮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제2금융권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개인신용대출 상품이 관심을 끌기 시작하면서 자체적으로 개인신용 평점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연체율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 오형준 IBK캐피탈 과장은 “축적된 데이터와 정착된 시스템을 통해 지금부터 개인신용대출을 꽃피울 시기”라고 말했다.

○ 저축은행도 서민대출에 적극적

그동안 서민금융 활성화라는 본연의 임무를 저버렸다는 지적을 받았던 저축은행들도 서민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먼저 삼화저축은행은 신용등급이 9, 10등급이 아니라면 최저 18%의 금리로 최대 1000만 원까지 빌려주는 ‘삼화엔젤론’을 3월에 내놓았다. 보통 신용대출은 재직증명서를 갖춘 직장인이 대상이지만 삼화엔젤론은 소득을 증명할 계약서나 위촉증명서가 있는 프리랜서에게도 대출해주는 게 특징. 재거래하면 대출 한도를 500만 원 늘려주기도 한다.

제일저축은행도 취직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 졸업생이나 창업 예정자를 위한 상품인 ‘새희망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대학협회에 등록된 대학 소속 학생 중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재학생 및 졸업생이 대상이며 최대 200만 원까지 빌릴 수 있다. 최하위 10등급을 제외하고는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8.5%의 고정금리가 적용된다. 창업지원자금이라면 최대 2000만 원까지 가능하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서민신용대출을 강화하기 위해 은행별로 여러 상품을 내놓고 있다”며 “7월 말부터는 정부와 함께 추진하는 보증부 서민대출을 통해 저신용 고객에게 10%대의 저금리 상품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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