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유기농 화장품 ‘프리메라’의 상자 안쪽 제품 설명(왼쪽)과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록시땅의 ‘애플 페이퍼’ 쇼핑백.
‘지구도 아름답게.’ 화장품 및 생활용품 업계가 종이설명서 없애기부터 생분해성 포장재 사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지구 살리기’에 동참하고 있다. 유독 겹겹의 포장이 많은 화장품업계에서는 주목할 만한 변화다.
아모레퍼시픽이 최근 내놓은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 ‘프리메라’는 베이비 로션 제품 상자의 안쪽 면에 제품 설명을 적어 넣었다. 제품 상자의 옆면을 점선으로 처리해 쉽게 뜯을 수 있게 만들었다. 비닐코팅을 하지 않아 재활용할 수 있게 했으며 유해성분을 방출하지 않는 천연성분의 소이 잉크로 인쇄했다.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비쉬’도 종이설명서를 없애고 제품 상자를 활용한다. 화장품마다 제품의 성분, 사용법을 담은 설명서가 첨부되지만 대부분 한 번 읽고는 버려진다는 점에 착안한 아이디어다.
LG생활건강이 지난해 말 선보인 유아용 스킨케어 제품 ‘비욘드 에코 엔젤’은 옥수수, 사탕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한 소재로 만든 ‘바이오 매스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했다. 이계춘 LG생활건강 비욘드 브랜드 매니저는 “일반 용기보다 제작비용이 30%가량 더 많이 들지만 날로 높아지는 소비자들의 친환경에 대한 인식에 부응하려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록시땅’에서는 사과 주스 잔여물로 만든 ‘애플 페이퍼’ 쇼핑백을 사용하고 있다. 수용성 염료를 쓰다 보니 비 오는 날 물이 빠지기도 한다. 록시땅 홍보팀 김지민 씨는 “고객의 흰색 가죽백에 쇼핑백의 염료가 번져 배상한 적이 있다”면서 “프랑스 본사에 관련 의견을 전달했지만 친환경 포장은 포기할 수 없다는 답을 받았다”고 했다. 영국 화장품 브랜드 ‘러쉬’는 2월부터 생분해성 포장 완충재인 ‘콘보이’를 전국 매장에서 사용하고 있다. 콘보이는 옥수수 전분과 식용색소 원료로 만들어 물이나 음식쓰레기와 함께 자연 분해된다.
애경은 지난해 말 대표이사 직속 친환경사무국을 신설했다. 이 회사는 2010년을 ‘친환경 경영’ 원년으로 선포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다. 최근 세탁세제 ‘퍼펙트’ 2kg짜리 2개들이 제품의 묶음포장 비닐팩을 없애고 생산 공정 단계에서 포장재를 붙여 생산해 포장 거품을 줄였다. 기업에는 포장재 비용과 묶음포장에 드는 인건비를 줄여서 이익이고, 고객은 버리는 비닐 없이 간편하게 가져갈 수 있다.
애경은 세탁에 필요한 에너지의 80∼90%는 물을 데우는 데 든다는 점에서 찬물에 잘 풀리는 세제 ‘2010 친환경 스파크’도 내놨다. 고광현 애경 사장은 “최근 선진국의 제품 트렌드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감소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면서 “탄소발생량을 줄인 신제품을 적극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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