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화려한 PT? 왜 그래 아마추어같이… 이기는 PT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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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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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안 성공의 노하우

평가자들도 인간… 정서적인 공감 중시
세련된 발표가 승리공식은 아니다
제안서보다는 질의응답으로 승부
청중과 눈 맞추고 핵심만 콕 집어야
마무리 강렬하되 새 이슈 제기는 금물


프레젠테이션(PT)의 목적은 화려한 ‘슬라이드 쇼’가 아니라 ‘이기는 것’이다. 이기는 PT를 위해서는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부터 파악해야 한다. 수십, 수백 페이지짜리 제안서보다 질의응답이 PT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DBR 자료 사진
프레젠테이션(PT)의 목적은 화려한 ‘슬라이드 쇼’가 아니라 ‘이기는 것’이다. 이기는 PT를 위해서는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부터 파악해야 한다. 수십, 수백 페이지짜리 제안서보다 질의응답이 PT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DBR 자료 사진
제안 프레젠테이션(PT)은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 중 하나다. 여기서는 세련되고 멋진 PT가 아닌 이기는 PT가 필요하다. 제안 PT는 철저하게 승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세련될 필요도 없고, 심지어는 논리적일 필요도 없다. 실제 PT를 하던 사람이 당황해서 얼굴이 빨개지고 말을 더듬어도 결국 입찰을 따낸 사례가 많다. 궁극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으면 그것이 성공적인 제안 PT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 56호(5월 1일자)에 실린 이기기 위한 PT 전략을 소개한다.

○ 평가자 궁금증-질문 유도해야

예를 들어보자. 대학교수인 당신은 어제 늦게까지 친구와 술자리를 함께했고 오늘 오전 9시에 조달청에서 평가위원으로 앉아 있다. 귀찮기도 하고 수당도 적었지만 현재 연구하고 있는 발광다이오드(LED) 신기술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고 싶어서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조달청 직원의 오리엔테이션 후에 배포된 제안서의 양에 기가 질렸다. 늦은 술자리로 컨디션도 안 좋은데 300쪽이나 되는 제안서가 5권이나 되다니. 점심시간까지 1시간 30분 남짓 남았으니 제안서당 검토 시간이 20분 정도 있다. 어떻게 할까?

①제안 요약서를 훑어보고, 대충 순위를 결정한 후에 PT 때 확인한다.

②전공 분야인 LED 기술 적용 섹션을 중점적으로 평가한 후 PT 때 질문할 내용을 메모한다.

③대충 있다가 PT를 듣고 결정하기로 한다.


대체로 평가위원들은 위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평가위원들의 평가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제안 평가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요소는 PT 때의 질의응답이다. 제안서는 가장 영향력이 낮다. 평가위원들이 제한된 시간 내에 여러 제안 내용을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평가자가 평가할 수 있는 시간이 짧을수록 제안서보다는 제안 요약서를 보게 된다.

성공적인 PT를 하려면 질의응답에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질의응답은 변수가 많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각자 준비한 PT에서는 큰 차이가 안 나지만 질의응답에서는 변별력이 생긴다. 발표자는 PT에서 애매하거나 불리한 요소를 숨기거나 무시할 수 있지만 질의응답에서는 피해 갈 수 없다.

제안을 준비할 때 영향력이 큰 순서대로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현실은 우선순위와 반대다. 제안서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PT의 질의응답은 시간에 쫓겨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노련하고 경험 많은 프로젝트 매니저들은 제안서 초안이 나오면 서둘러 제안 요약서와 PT 장표를 작성한다. 왜냐하면 승부는 늘 PT에서 난다는 것을 경험으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PT 장표를 만들려면 그래픽을 잘 활용해야 한다. 현장에서 접하는 PT 장표의 70∼80%는 메시지 전달에 실패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장표가 제안서 같기 때문이다. 제안서처럼 헤드 메시지가 써 있고, 깨알 같은 글씨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당연히 평가위원들은 읽지 않는다. 발표자가 읽기 위해서 작성하는 PT 장표가 아닌 고객을 위한 장표를 만들려면 최소한 3일 전에는 완성해 완전히 숙지한 뒤 장표를 읽지 않고 발표해야 한다.

질의응답 시간에 발표자는 의도적으로 평가자의 궁금증을 유발하거나 이슈화해 그들의 질문을 유도해야 한다. 경쟁자가 어떤 점을 장점으로 내세울지 예상한 후 질의응답 시간에 그 장점을 어떻게 공략할지 생각해야 한다. 답변할 때에는 결론부터 이야기하고, 자신의 답변이 만족스러웠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 순서에 따른 전략이 필요하다

PT를 준비할 때는 평가자들이 인간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그들은 논리적 이해뿐 아니라 정서적 공감도 중요시한다. 분석적인 잣대로 점수를 주지만 때로는 제안서의 이미지와 발표자의 신뢰감에 점수를 주기도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 PT시간을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 오전 9시에 PT를 한다면 발표자의 목이 풀리지 않아 목소리가 좋지 않게 들릴 수 있다. 반면에 평가자들은 가장 환기되어 있는 상태여서 의미 있고 중요한 이야기를 들으려 할 것이다. 또 점심식사 후에 시작되는 PT는 대체로 집중력이 떨어진다. 이런 점을 감안해 대비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PT의 첫 번째 순서라면 이 프로젝트를 평가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배경 설명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네 번째 PT인데 다른 팀들과 똑같이 배경 설명을 하면 평가자들은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주목해야 하는 건 경쟁자와 자신의 순서다. 경쟁자보다 먼저 한다면 경쟁자를 공략하기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프로젝트를 이해시키는 데 많은 시간을 사용해야 하므로 차별화 포인트를 제대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경쟁자보다 나중에 한다면 이미 평가위원들이 프로젝트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자신의 차별화 요소를 설득하는 데 시간을 활용할 수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경쟁자가 깔아놓은 전략적 함정에 걸려들 위험이 있다. 이런 이유로 순서에 따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PT를 경쟁자보다 먼저 한다면 적극적으로 경쟁자를 공략하고, 나중에 한다면 차별화 요소를 부각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는 게 좋다.

○ 서두는 주의집중으로 시작하라

오후 3시쯤 세 번째 발표자로 조달청 회의장에 들어가본 경험이 있는가? 따뜻한 햇볕이라도 비추면 발표하는 사람은 평가위원들에게 미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평가자들은 다른 팀과 다른 장표, 다른 주장, 다른 내용을 원한다. 이를 위해 지켜야 할 최소한의 룰은 다음과 같다. 우선 시간 계획을 세워야 한다. 시작과 마무리를 위해 시간의 20%를 떼어놓고, 남은 시간을 3분으로 나눈다. 예를 들면 20분 중에서 본론에 사용할 시간은 80%인 16분이고 16분 동안 당신이 충분히 강조할 수 있는 포인트는 최대 5개다.

서두는 주의집중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첫 문장을 사전에 충분히 익힌 후 현장에 입장하라. 평가위원이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시작하지 말고, 잠시 침묵을 유지한 뒤 모두가 바라보는 그 순간을 놓치지 말고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본론은 주장(State) 증명(Support) 요약(Summary) 등 소위 ‘3S’를 활용해 핵심 포인트를 강조해야 한다. 3S는 PT를 이끌어나가는 핵심 기법이다. 제안서를 작성할 때와 마찬가지로 핵심 메시지를 먼저 제시한 뒤 이를 설득하는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으면 된다. 이미지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단어가 아닌 이미지를 통해 정보를 흡수한다고 말한다.

마무리는 강렬한 것이 좋다. 마무리를 해야 할 때 시간을 끌거나 새로운 이슈를 제기하면 PT가 부실하다는 느낌을 준다. 고객의 가장 큰 이슈가 무엇이고, 그 이슈에 대해 이런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내용으로 짧고 명확하게 PT를 끝내는 게 바람직하다.

○ 무대에서 승리하라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놀랍게도 ‘죽음’(6위), ‘통증’(5위)보다 ‘높은 곳’(2위), ‘곤충’(3위)을 더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더 놀라운 사실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무대 공포)’이 1위라는 점이다. 심리학자들은 무대 공포가 원시 시대에 우리 조상들이 맹수에 노출되었을 때 보인 육체적, 심리적 반응과 매우 유사하며, 이를 긍정적으로 소화하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한다. 맹수에게 노출되었을 때 전력 질주하듯이 적절한 스트레스를 이겨내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

PT를 할 때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는 시선 처리에서 드러난다. 청중을 보고 있으면 프로이고, 시각 자료를 보고 있으면 아마추어다. 청중을 보려면 자신의 메시지를 구조화하고 청중과 편안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키노트(Key Note)를 이용한다. 원고를 줄줄이 외우면 반드시 중간에 생각나지 않는 부분이 생긴다. 그 다음부터 PT는 꼬이기 시작한다. 이에 대비해 핵심 키워드를 크게 쓴 키노트를 준비하는 게 좋다. 설령 한두 문장, 심지어 한두 단락을 빼먹거나, 현장에서 시간이 줄거나 늘어나더라도 핵심 키워드를 숙지하면 강조할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다.

청중과 시선을 교환할 때 약간의 요령이 필요하다. 마음속으로 청중을 서너 개 그룹으로 나눈다. 한 그룹에서 가장 호의적인 표정과 시선을 가진 한 명을 정해서 주로 그와 눈을 맞춘다. 이후 마찬가지로 다른 그룹에서 가장 호의적인 한 명과 주로 눈을 맞춘다. 시선을 각 그룹에 골고루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사람은 예외 없이 자신을 봐주기를 원하기 때문에 이 방법을 사용하면 발표 장소에 있는 어떤 사람도 소외감을 느끼지 않게 할 수 있다.

또 몸은 흔들지 말아야 한다. 손을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바지 양 옆 재봉선에 내려놓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하면 바보 같아 보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적절한 제스처를 취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스처 사용 시 주의해야 할 점은 반복이다. 똑같은 제스처를 계속 되풀이하면 오히려 메시지 전달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김용기 쉬플리코리아 대표 yong@shipleywins.co.kr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56호(2010년 5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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