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광고시장 뒤늦은 ‘킥오프’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4월 30일 03시 00분


천안함 여파에 분위기 안떠
이미 나온 광고도 잔잔한 내용
5월 기점 물량 쏟아질 듯

천안함 침몰사건 여파로 월드컵 마케팅이 크게 위축되면서 광고업계는 열광적 응원보다 감동과 웃음을 이끌어내는 광고들을 선보이고 있다. 위부터 어설픈 실력의 ‘황선홍 밴드’가 웃음을 주는 올레 KT 광고. ‘세차 걸레가 돼버린 붉은 악마 티셔츠를 다시 찾아 입자’는 SK텔레콤 광고. 박지성 선수가 거스 히딩크 감독 역할로 변신한 GS칼텍스 광고. 사진 제공 각 회사
천안함 침몰사건 여파로 월드컵 마케팅이 크게 위축되면서 광고업계는 열광적 응원보다 감동과 웃음을 이끌어내는 광고들을 선보이고 있다. 위부터 어설픈 실력의 ‘황선홍 밴드’가 웃음을 주는 올레 KT 광고. ‘세차 걸레가 돼버린 붉은 악마 티셔츠를 다시 찾아 입자’는 SK텔레콤 광고. 박지성 선수가 거스 히딩크 감독 역할로 변신한 GS칼텍스 광고. 사진 제공 각 회사
“월드컵은 코앞인데 분위기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회(6월 11일)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예전 같지 않은 월드컵 열기 때문에 광고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국상(國喪) 분위기에서 월드컵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칠 수도, 그렇다고 하지 않을 수도 없는 난처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올 초까지만 해도 기업들과 광고업계는 올해가 스포츠 마케팅에서는 역대 최고의 해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겨울올림픽에 이어 월드컵, 아시아경기대회, 포뮬러원(F1) 등 굵직한 스포츠 대회가 줄줄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중에서도 월드컵은 역동성을 살린 기업 이미지 홍보가 집중되는 행사”라며 “승부와 연계한 다양한 고객 이벤트를 기획할 수 있기 때문에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광고업계의 ‘최대 대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전업계도 TV 중계를 지켜보는 ‘국민적 시선’을 공략해 그간 월드컵을 TV 판매량을 올리는 시기로 적극 활용해왔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후원사인 현대·기아자동차는 월드컵 TV 광고를 이달 중순 잠깐 선보였다가 접고 본격 광고 시기를 천안함 희생 장병 장례식 이후로 미뤘다. 2002년에는 축구 황제 펠레를, 2006년에는 거스 히딩크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을 기용해 적극적인 TV(파브) 광고를 펼쳤던 삼성전자 역시 올해는 아직 TV 광고를 선보이지 않고 있다. 국가대표축구팀을 후원하는 E1 등 10여 개 기업도 그간 월드컵 마케팅을 잠정 보류해왔다.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 “월드컵 캠페인을 진행 중인 KT와 SK텔레콤도 광고 내용은 예전보다 많이 잔잔해졌다”며 “과거 월드컵 광고가 열광적 응원과 축제 분위기를 강조했다면, 올해 광고는 감동이나 미소를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광고) 시안까지 다 완성해 놓고도 최종 제작 ‘OK’가 나지 않아 촬영하지 못한 광고가 꽤 있다”며 “5월을 기점으로 광고 물량이 대거 쏟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한국방송광고공사는 5월 광고경기예측지수(KAI)를 125.9로 예상하면서 “5월에는 월드컵 효과에 힘입어 4월보다 광고 경기가 크게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KAI가 100을 넘으면 이전 달보다 광고비를 늘린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광고업계는 월드컵을 앞두고 서울에서 평가전이 열리는 다음 달 16일이 월드컵 마케팅의 반전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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