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실수 있었지만 70%는 옳았다”

“금융위기 책임론 공감 못해”

1987년부터 미국의 4개 행정부를 거치며 18년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으로 재직한 앨런 그린스펀(사진)은 7일 미 의회 산하 금융위기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내가 정부에 몸담고 있는 동안 실수도 많이 했지만 70%는 옳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FRB 의장 재임시절 장기간에 걸친 저금리 정책이 자산거품 현상을 초래해 결국 금융위기를 야기했다는 비판에 대해 “공감할 수 없다”며 “저금리정책이 주택시장의 거품을 키운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제럴드 포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을 지낸 3년을 포함해 21년간 공직에 있었던 그린스펀 전 의장은 “21년간 정부에서 일하면서 과거를 돌아보고 아쉬웠던 점을 생각하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라고 전제한 뒤 “공직 생활 중 70%는 옳았지만 30%는 틀렸다. 21년 동안 큰 실수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금융위기의 원인이 됐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와 원리금 상환 연체 문제에 관해 FRB가 1999년과 2001년 그 위험성을 (사전에) 경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일반서민에 대해 주택 구입을 권장하는 매우 광범위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주택시장 경기에 제동을 걸려 했다면 의회가 나서서 제지했을 것”이라며 주택시장 거품 책임론을 적극 반박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