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기업고객 모셔라” B2B 승부수

  • 동아일보

SK 모바일 오피스 집중 육성
LG 비즈 솔루션 사업 신설
개인 대상 B2C 한계 절감
신성 장동력 찾기 전력투구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최근 모바일 오피스 개념인 ‘커넥티드 워크포스(Connected Workforce)’를 SK그룹 전체에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룹 전체로 연간 약 1조 원의 생산성 향상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룹 생산성 향상이 최종 목표가 아니다. 다양한 업종의 계열사를 테스트 베드(test bed)로 활용해 모바일 오피스를 기업 고객을 겨냥한 새로운 사업 모델로 육성한다는 게 복안이다.

LG전자도 기업 간 거래(B2B) 사업에 승부수를 띄웠다. 호텔, 병원, 레스토랑 등 공공장소에 공급하는 디스플레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제품이 대표적인 B2B용 사업 모델.

B2B 시장이 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개인 고객 대상의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에 주력했던 대기업도 B2B에 눈을 놀리고 있다. B2C에서 성장의 한계를 절감한 기업들이 B2B에서 가능성을 찾고 있는 것이다.

○ B2C에서 B2B로 패러다임 변화 모색

SK그룹은 그동안 2400만여 명의 이동통신 고객과 1700만여 명의 SK주유소 고객 등을 기반으로 사업을 펼쳐 왔다. 하지만 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타깃 고객을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SK텔레콤의 모바일 오피스 서비스는 금융업계에 대해서는 투자 상담, 유통업계는 점포 및 고객 관리, 건설업계는 건설 현장과 설비 관리까지 스마트폰을 통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업종별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너지, 화학, 물류, 건설 등 다양한 분야의 SK계열사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면서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SK에너지도 기업 고객을 위한 차세대 에너지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에너지는 최근 국책과제인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에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업체로 참여하게 된 사실을 밝히며 “현대자동차와 공동으로 개발을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 새로운 시장 창출하는 신성장동력

LG전자도 지난해 B2B를 전담하는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본부를 신설한 데 이어 올 초 B2B 사업의 전반적인 전략을 수립할 최고고객책임자(CCO)를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선임했다. 여기에서 ‘고객’은 기업 고객을 말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전체 사업부 중 BS 사업본부의 성장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B2B 매출이 LG전자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LG전자는 특히 공공장소에 설치하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08년 미국 호텔TV시장에서 50% 이상을 점유한 이후 줄곧 미국 호텔TV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내 최대 식품업체인 CJ제일제당은 2013년까지 매출 10조 원을 달성할 계획인데 핵심 분야는 B2B 기반의 바이오산업이다. 식품조미소재 ‘핵산’과 사료용 아미노산인 ‘라이신’을 앞세워 글로벌 식품업체와 사료업체를 최대 고객으로 공략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대기업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면 기존 기업의 파이를 뺏는다는 비판을 받기 쉬운데 B2B 사업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데다 성장 잠재력이 커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