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작년 순이익 58%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6일 03시 00분


■ 12월 결산법인 565곳 실적 분석해보니
금융위기 상당히 극복… 수익성 크게 개선
삼성 현대차 LG ‘휘파람’… 금융업은 부진

국내 주요 상장사들이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서도 영업이익이 약간 늘어났고 환율 효과가 가세하면서 순이익은 크게 늘어났다. 10대 그룹의 희비는 엇갈렸다. 삼성 LG 현대차그룹은 영업이익, 순이익이 크게 증가했지만 포스코 SK 현대중공업은 순이익 규모가 줄었거나 적자가 크게 늘었다.

올해는 환율이 하락하고 원자재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속도가 완만하다면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특히 지난해 한 자릿수 상승에 그쳤던 영업이익이 올해는 두 자릿수 상승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지난해 시동을 건 수익성 개선 효과가 올해는 본격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 영업은 선방, 환율 덕분 순이익 급증

5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640개사 가운데 비교 가능한 565개사의 지난해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이 880조7667억 원으로 전년보다 0.2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55조580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3% 증가에 그쳤지만 순이익은 47조7412억 원으로 57.97%나 늘어났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영업이익은 정체 수준이지만 지난해 세계 경기가 나빴던 점을 감안하면 나름대로 선전한 셈”이라며 “고환율로 순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에 순이익 증가분은 다소 줄여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손익이 전년보다 30% 이상 변동했다고 공시한 기업 570개사 중 ‘환율 때문’이라고 밝힌 기업이 150개사에 이르렀다. 565개사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6.31%로 전년의 6.17%보다 0.14%포인트 늘었다. 매출 1000원을 올렸다면 영업이익은 63.1원이었다는 뜻. 매출액순이익률은 3.42%에서 5.42%로 올랐다.

특히 금융업을 제외한 제조, 건설, 서비스업종의 매출액은 1.07%, 영업이익은 4.07%, 순이익은 70.75% 늘어났다. 반면 금융업은 제조업의 매출에 해당하는 영업수익이 ―17.97%, 영업이익 ―13.28%, 순이익 ―0.75%로 모두 감소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경기 회복과 원화 약세를 바탕으로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수출기업이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며 “장기적인 경기 회복 기대를 감안하면 앞으로도 실적 호조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10대 그룹 희비 엇갈려

그룹별 영업이익은 삼성 8조8192억 원(전년 대비 40.25% 증가), LG 6조9334억 원(21.67%), 현대차 4조2713억 원(12.01%)으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주력사들이 수출기업인 덕분이다. 내수 위주인 롯데와 GS의 영업이익도 각각 87.98%와 143.23% 급증했다. 경기 회복 외에 전년 실적이 워낙 나빴던 데 따른 기저효과 덕분이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이사는 “환율과 원자재가격이 급등락하지 않으면 기업들의 실적 회복세는 올해 본격화할 것”이라며 “특히 경기 회복 2년차인 신흥국 가운데 한국 기업의 실적 증가율이 가장 높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이 많이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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