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작년 순익 71%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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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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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원 회장대행 경영책임론 제기될 듯
우리금융 순익 125% 늘어 1조260억 기록

지난해 말 차기 회장 선출을 둘러싸고 관치(官治)금융 논란의 진원지가 됐던 KB금융그룹의 작년 당기순이익이 70% 이상 줄어들고,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순이익도 6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강정원 KB금융그룹 회장 직무대행 겸 국민은행장에 대한 경영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2008년 실적이 좋지 않았던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순이익이 배 이상 증가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빠르게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은행권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순이익이 5398억 원으로 전년(1조8733억)보다 71.2% 감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국민은행의 순이익도 1조5108억 원에서 6358억 원으로 57.9% 줄었다. 특히 작년 4분기 국민은행의 순이익은 178억 원으로 간신히 적자를 모면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침체에 따른 대손충당금 부담과 저금리 기조로 인한 이자이익 감소 때문”이라며 “작년 4분기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 관련 충당금 등 일회성 요인으로 순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대출자산이 부실화할 것에 대비해 쌓은 충당금은 1조9258억 원이며 이 가운데 2477억 원이 금호 관련 충당금이다.

한편 우리금융지주는 이날 당기순이익이 4545억 원에서 1조260억 원으로 125.7%, 우리은행은 2340억 원에서 9538억 원으로 307.6% 각각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우리은행은 2조636억 원을 충당금으로 쌓았으며 이 중 금호 관련 충당금 규모는 국민은행보다도 많은 30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의 순이익 규모는 2007년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2위(금융지주회사 기준)였으나 이번엔 실적 부진으로 우리금융지주에 추월당하면서 3위로 밀려났다. 또 자산 규모가 국민은행의 3분의 1 수준인 외환은행(8917억 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KB금융지주가 순이익이 줄어든 이유로 충당금을 꼽고 있으나 신한금융지주나 우리금융지주와 비교해보면 금융위기 상황에서 전반적인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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