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쏠림’에 소외감… 빈 용지만 덩그러니…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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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이 ‘조기 착공’ 조언했던 전남영광 대마산업단지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만 해도 ‘뭔가 될 것’이라는 분위기였죠. 지금은 기대가 많이 꺾였습니다.”

지난달 28일 전남 영광군 대마면에 사는 이병구 씨는 대마산업단지가 들어설 터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작년 12월 4일 이곳을 방문해 “용지 조성공사를 모두 끝내고 공장을 지으면 늦으니 분양과 동시에 공장을 지어 가동시기를 앞당기라”고 조언했다. 당시 주민들은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최근엔 세종시 수정안 발표로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하고 있다. 정부가 세종시 입주기업에 파격적인 조건들을 내걸면서 대마산업단지로 오려 했던 기업이 세종시로 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이 씨는 “단지 용지에 14대 할아버지 때부터 내려온 묘지가 있지만 문중 사람들을 설득해 땅을 내놨다”며 “지금은 ‘영광에서 과연 산업단지가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 영광군청은 대마산업단지 진입도로와 폐수처리용 시설 설계를 하는 데 당장 필요한 예산 15억 원 가운데 5억 원만 확보하는 등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영광군청 오귀동 산단조성계장은 “기업들에 대한 지원책을 재조정해야 할 판”이라며 “세종시 마스터플랜이 확정될 때까지 일단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영광=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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