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中기업 30여곳 “한국증시에 上場하고 싶은데…”

  • Array
  • 입력 2010년 1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기업 투명성-브랜드 개선 효과
한국투자자 의구심이 걸림돌

한국 주식시장에 들어오려는 외국 기업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한국 증시에 상장한 외국 기업은 10개, 상장을 추진하는 곳은 44개에 이릅니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에게 이들 외국 기업은 여전히 생소하기만 하죠.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코스닥 상장 외국기업 합동 투자설명회’가 열렸습니다. 참가 기업은 대부분 중국 기업이었습니다.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 100여 명이 참가해 제법 열기가 높았습니다.

중국 기업들은 한국 증시 진입에 대체로 만족했습니다. 중국 스포츠신발 및 의류 생산업체인 차이나그레이트 우쿤량(吳坤良) 대표는 “한류 열풍이 부는 중국에서 한국 상장기업이라고 하니 브랜드 이미지가 향상되더라”며 “엄격한 심사과정을 통해 기업의 투명성도 개선돼 회사 신뢰도도 높아졌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주가 얘기가 나오니 표정이 달라지더군요. 우 대표는 “견실한 기업이고 실적에 대한 자신감도 있는데 주가는 만족스럽지 않다”며 “심지어 ‘중국에 진짜 생산시설이 있긴 한 거냐’는 질문까지 받은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런데 투자자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설명회에 참가한 한 50대 투자자는 “회사를 직접 확인할 수도 없고 정보도 부족해 ‘과연 제대로 된 기업일까, 뭔가 부족한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생각은 양면적입니다. 중국 자체를 커다란 ‘테마’로 보고 관심을 보이면서도 한편으론 덮어놓고 의심하는 ‘차이나 디스카운트’의 편향을 드러내기도 하죠. 중국 기업들이 공모 당시에는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이다가도 상장 이후 주가가 탄력을 받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설명회에 참가한 중국 기업 대표들은 “앞으로 한국을 자주 찾아 직접 설명도 하고 투자자들을 중국으로 초청해 기업 현황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도 지난해 12월 중국을 방문해 상장 중국 기업들을 직접 확인했고 관련 내용을 다음 달 1일 개설하는 코스닥 상장기업 정보제공 전용사이트(ikosdaq.krx.co.kr)에 공개할 계획입니다.

현재 한국 증시 상장을 타진하는 중국 기업은 30여 개. 이들이 한국 증시에서 성공해야 투자자들도 수익을 볼 수 있고 한국 증시의 세계화도 앞당길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과 투자자가 교류를 늘려 서로를 잘 이해해야 합니다. 이날 설명회는 그 첫 단추로 성공작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재영 경제부 기자 redfoo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