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세종시 겹호재… 건설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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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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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내기’ 미분양 증가는 부담

2010년 초부터 대부분의 건설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해외 수주 전망이 밝은 데다 기준금리 동결, 세종시 수정안 발표 등의 겹호재도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밀어내기’ 물량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한다는 우려가 여전해 대형 건설업체 위주의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중동, 플랜트 공사 발주 줄이어

대림산업은 12일 코스피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4.45% 오른 9만3900원으로 장을 마치면서 2008년 8월 이후 16개월여 만에 9만 원대에 복귀했다. 기관투자가는 5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며 올 들어 이 종목을 400억 원 넘게 사들였다. GS건설 주가는 지난해 3월 4만3000원대까지 떨어진 뒤 같은 해 7월 7만 원을 회복했고 기세를 몰아 올 들어 11만 원을 넘어섰다. 삼성물산도 지난해 하반기 5만 원을 넘어선 뒤 6만 원에 다가서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전하던 건설주들이 오르는 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재개된 중동지역 발주가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해 초 배럴당 30달러까지 떨어졌던 국제 유가(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기준)가 하반기 들어 상향 안정세를 보이고 올해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면서 오일 머니가 두둑해진 중동 산유국들의 인프라 및 플랜트 공사 발주가 지속되는 것. 여기에 싱가포르, 태국, 인도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도 인프라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김태엽 해외건설협회 기획팀장은 “지난해 말 수주가 확정된 아랍에미리트 원자력발전소 수주와 STX건설의 가나 20만 호 주택사업 등 이미 확보한 계약액만 300억 달러가 넘는다”며 “중동과 북아프리카 산유국의 석유화학 플랜트와 아시아 국가들이 경기부양책으로 발주하는 공공공사 등으로 올해 수주액은 700억 달러를 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 상반기에는 대형 건설사 위주로 좁혀 접근해야

당분간 저금리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점도 부동산 시장에서는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8일 올해 처음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됐고 기획재정부가 열석발언권을 행사해 금리 인상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힘을 얻는 모습이다.

송흥익 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고용지표가 부진하고 연체율이 높아 저금리 정책을 고수하면서 자산가격 상승을 유도하는 전략을 당분간 쓸 가능성이 높고, 한국도 저금리 상황이 이어지면 상반기에는 미분양 물량 감소, 하반기에는 대형 건설사 중심의 분양 물량 증가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1일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 한화 롯데그룹 등 투자 계획을 밝힌 대기업의 산하 건설사들은 계열사 물량 확보 가능성이 커졌고 충청지역 미분양 물량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올해 2월 11일로 끝나는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 기간을 무리하게 맞추기 위한 ‘밀어내기’ 물량으로 미분양 증가와 거래 부진이 예상되고 계속되는 수도권의 대량 입주물량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김동준 HMC증권 선임연구원은 “해외시장과 달리 국내 부동산시장은 아직까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상반기에는 해외수주 물량이 많은 대형 건설사 위주로 투자 대상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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