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로 한동안 움츠리고 있던 창업시장이 경인년을 맞아 모처럼 기지개를 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6·25전쟁 이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들의 퇴직이 본격화되면서 신규 창업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데다 정부가 프랜차이즈 창업 활성화를 꾀하는 각종 지원책을 내놓은 것도 호재다.
창업 전문가들은 올해 창업시장 키워드로 ‘S K Y’를 꼽고 있다. 투자부담을 줄이면서 서민층을 공략하는 소형 점포 창업(Small), 한식 세계화 바람을 타고 부상하고 있는 한식 전문점 및 막걸리 전문 주점(Korean Style), 퇴근 후나 주말을 이용해 부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잡형 프랜차이즈 업종(Yield·부가적인 이익을 내는 것)이 그것이다.
○ Small: 소규모 창업
정부의 1인 기업, 서비스업 육성에 힘입어 1000만∼2000만 원대의 소액으로 창업할 수 있는 소호(SOHO·소규모 자영업) 서비스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장기간의 경기 침체로 추가 투자 여력이 없는 자영업자나 투자비가 적은 청년 창업자들이 선호하는 창업분야다. 유망 업종으로는 33m²(약 10평) 규모로도 창업이 가능한 도시락전문점이나 1인 가구를 겨냥한 24시간 셀프 세탁방, 초기투자 비용이 적은 자판기 편의점 등이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여전히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만큼 불황에 강한 서민형 업종이 올해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 Korean Style: 한식 바람
한식 세계화 바람을 타고 관련 업종들이 올해도 인기를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식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과 우리나라의 인구구조가 40대 이후 연령층이 두꺼운 역피라미드형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한식 창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해외 1호점 개설 및 창업 시에는 정부의 다양한 지원도 받을 수 있어 이민 창업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희 소장은 “정부의 한식 육성 방침에 따라 창업 여건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며 “요즘은 한식도 인건비를 절약해 패스트푸드점처럼 간단히 운영할 수 있어 눈을 돌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 Yield: 투잡형 창업
중상층 투자자들을 중심으로는 직접 점포를 운영하지 않고도 매월 일정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형 창업 방식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창업자와 가맹본사가 공동으로 비용을 투자해 점포를 개설하고 운영은 본사가 담당하는 ‘공동창업’이나 창업자가 가맹본사에 점포 운영 전반을 위탁하는 ‘위탁경영 창업’처럼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을 추구하는 창업 형태가 최근 늘고 있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소장은 “창업에 대한 부담감은 줄이면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재테크 개념의 창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30, 40대 주부들 사이에서는 자택에서 무점포로 창업할 수 있는 공부방이 큰 인기다. 최근 2년 만에 가맹점 수가 5000여 개로 늘어날 정도로 급성장세다. 하루 3∼5시간 일하고 월 100만∼300만 원대의 소득을 올릴 수 있어 투잡형 창업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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