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이폰 열풍에 충격…삼성전자 반성하게 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CES 출장 최지성 사장 라스베이거스서 간담회

“콘텐츠,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못하면 결국 다른 회사에 부가가치를 다 뺏깁니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사진)은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전자박람회 ‘CES 2010’을 앞두고 5일 오후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조업 중심의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빛나는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첨단 기술력이 집중됐다는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달랐다. 아이폰을 만드는 미국의 애플이나 블랙베리 제조사인 캐나다의 림(RIM)이 소프트웨어 판매 등을 앞세워 시장을 석권했다.

최 사장은 “(아이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열광은) 정보기술(IT) 강국을 만든 한국 소비자들이 보인 극성스러울 정도의 관심 덕분도 있다”며 “하지만 아이폰은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테스트한 제품이었고 국내 시장 1위인 우리를 반성하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말 한국에서 아이폰이 폭발적인 인기를 끈 데 대해 “충격이었다”라는 표현을 썼다.

이 같은 반성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다양한 서비스와 함께 콘텐츠 및 응용프로그램 등의 개발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말 휴대전화용 운영체제(OS)인 구글의 ‘안드로이드’나 애플의 ‘아이폰OS’의 경쟁제품인 ‘바다’라는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또 콘텐츠업체나 각종 소프트웨어 개발사 등과 협력관계도 크게 늘렸다.

그러나 최 사장은 삼성전자의 생산 및 제조 능력은 다른 업체와 차별화되는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휴대전화 업계에서 최근 생산설비를 없애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만 하려는 움직임도 일부 있지만 삼성전자는 제조 분야를 첨단화해 막대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낸다”고 설명했다.

휴대전화 외에도 최 사장은 세탁기나 냉장고 등 상대적으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백색가전 분야도 세계 1위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라스베이거스=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