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도 테러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28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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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3시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떠나는 대한항공 여객기의 탑승구 앞. 출국 심사 때 X레이 검색대를 통과해야 했던 승객들은 탑승 직전 또 다시 X레이 검색을 받았다. 탑승구 앞에 설치된 검색대를 지나기 위해 승객들은 50m이상 길게 줄지어 서 있었다.

탑승객 최나미 씨는 "외투와 신발까지 벗고 검색을 받은 뒤 또 2차 검색까지 이뤄지니 탑승 시간이 평소의 2배는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발생한 알 카에다 조직원의 여객기 내 폭탄 테러 미수 사건 여파로 인천국제공항에서도 보안검색에 비상이 걸렸다. 보안검색은 미국 디트로이트공항에서 테러 미수 사건이 일어난 직후인 26일부터 '평상시'에서 '옐로우(주의)'로 한등급 상향조정됐다. 이에 따라 하루 20여 편가량인 미국행 여객기 탑승객들은 모두 X레이 검색대를 두 번 통과해야 한다.

인천공항 내 '세관·출입국관리·검역구역(CIQ)'에서 이뤄지는 X레이 및 폭발물 흔적 탐지 검색 탐지율도 10%에서 15%(100명 가운데 15명은 정밀검색)로 격상됐다. 또 승객들은 굽 높이 3.5㎝ 이상의 신발이나 두터운 외투를 입었으면 모두 벗어서 정밀 보안검색을 받아야 한다.

이로 인해 출국 수속을 하기 전에 지나야 할 1단계 보안검색 구역에서부터 '통과 지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출국하는 여객기가 많이 몰리는 시간대인 오전 8~10시, 오후 4~6시 사이에는 통관 시간이 평소보다 2배 이상인 30~40분 정도 걸리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정진호 보안검색팀장은 "항공보안 단계는 평상시 수준이지만 보안검색을 한 등급 높여 운용하고 있다"며 "미국으로 가는 승객들은 평소보다 최소 30분 정도 일찍 공항에 나오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당국의 요청에 따라 미국행 비행기의 경우 기내에서의 보안도 한층 강화됐다. 휴대 수하물에 규정 이상 분량의 분말이나 액체류가 있는 지를 꼼꼼히 점검하고 있고, 미국 도착 직전 1시간 전에는 승객 이동을 금지시켰다. 탑승객이 휴대 수하물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미

국행 비행기는 비행시간 내내 전화나 인터넷 등의 통신서비스도 중단된 상태다. 인천공항 보안당국은 테러 의심자나 과격시위 전력이 있는 국제 시민단체(NGO) 관계자의 출입국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의심 승객에 대해서는 별도로 몸 수색을 벌이는 등 정밀검색을 실시하고 있다.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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