長운용 5년이상 大규모 100억이상 펀드 100개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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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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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산 규모가 100억 원 이상이면서 5년 이상 운용된 펀드가 96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55개였던 것에 비하면 1년 사이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펀드 대중화’ 10년 역사에서 5년 넘게 100억 원 이상의 순자산을 유지하는 펀드가 100개에 육박하는 것은 한국도 ‘장대(長大)펀드’의 첫걸음을 내디딘 셈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장대펀드는 오랜 기간 운용되면서 자금 규모도 큰 펀드를 말한다.

21일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 763개 중 운용기간이 5년 이상, 순자산 규모가 100억 원 이상인 펀드는 96개였다. 2007년 말에는 51개, 지난해 말에는 55개였다.

이 중 최고(最古) 펀드는 1999년 1월 11일 설정된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그로스증권투자신탁 5’. 이 펀드의 5년 수익률은 119%에 이른다. 1990년대 ‘3투신 시대’를 이끌었던 푸르덴셜자산운용(당시 현대투자신탁), 하나UBS자산운용(대한투자신탁), 한국투자신탁운용(한국투자신탁)이 1999년 내놓은 펀드들의 5년 수익률도 68∼145%에 이른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펀드는 미국의 매사추세츠 인베스터스 트러스트(MIT)펀드로 1924년 출범해 제2차 세계대전, 대공황, 9·11테러,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도 살아남았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미국의 마젤란펀드는 1963년에 만들어진 뒤 1999년 한때 규모가 1000억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강창희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장은 “한국에서도 대표펀드를 키우려는 운용사들의 노력이 서서히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며 “수많은 투자자가 자금을 넣고 빼는데도 순자산을 100억 원 이상 유지하는 펀드가 증가한다는 것은 장기투자 문화 정착에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대펀드의 싹이 단단한 뿌리를 내리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미국 자산운용협회(ICI)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한국의 펀드는 9512개로 조사 대상 41개국 중 단연 1위였다. 반면 펀드 개당 자산규모는 33위로 처졌다. 오대정 대우증권 WM리서치파트장은 “운용사들은 마케팅 수단이 아닌 장기로 투자할 만한 펀드를 개발 및 관리하고 투자자도 이런 펀드를 고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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