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팝아트 마케팅’

  • 동아일보

재미-익살 아이템으로 고객 마음잡기

톡톡 튀는 팝아트를 마케팅에 접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행복한 눈물’로 국내에 잘 알려진 리히텐슈타인풍의 팝아트를 접목한 홍보물을 제작해 눈길을 끈다. 사진 제공 에미레이트항공
톡톡 튀는 팝아트를 마케팅에 접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행복한 눈물’로 국내에 잘 알려진 리히텐슈타인풍의 팝아트를 접목한 홍보물을 제작해 눈길을 끈다. 사진 제공 에미레이트항공
매년 11월 셋째 주 목요일 0시를 기해 세계에 동시 출시되는 보졸레 누보. ‘와인은 6개월 이상 숙성해야 제 맛’이라는 기존 통념에 당당히 ‘노(No)’라고 외친 와인이 바로 보졸레 누보다. 1990년대 후반 국내에 처음 소개될 때만 해도 20, 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2, 3년 새 칠레, 미국 와인 등에 밀려 인기가 시들해지자 올해 변신을 시도했다. 어느덧 ‘올드(old)’한 이미지를 벗기 위해 현대미술의 대가인 벤 보티에에게 포스터 디자인을 맡겼다. ‘팝아트 수집가’라는 명칭의 이 포스터는 마치 공연 포스터처럼 감각적이고 현대적인 색채와 그래픽이 특징이다. 보졸레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과거 품종을 부각하던 보졸레 누보의 라벨도 형형색색의 팝아트풍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기업들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톡톡 튀는 ‘팝아트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기업의 서비스나 제품을 거창하게 포장하기보다 부담 없고, 재미있게, 때로는 익살스럽게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하늘 위 호텔’이라 불리는 에어버스의 차세대 비행기 A380 기종을 이달 14일 두바이∼인천 노선에 도입하면서 최근 팝아트풍으로 기내 홍보물을 제작했다. ‘행복한 눈물’로 국내에 잘 알려진 리히텐슈타인이 연상되는 팝아트로 기내(機內) 샤워시설을 익살스럽게 소개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티셔츠나 머그잔, 노트 등 기내에서 판매되는 용품에도 팝아트 일러스트레이션을 도입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올 하반기(7∼12월) 선보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LK 공식 홈페이지를 팝아트풍으로 꾸몄다. 브랜드나 성능, 디자인 등만을 강조하던 기존 자동차 홈페이지에서 벗어나 와인바, 브런치 레스토랑 등 젊은 층들이 자주 찾는 장소를 소개하며 GLK가 ‘도심형 라이프스타일’에 걸맞은 차량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올해 팝아트 마케팅 붐을 이끈 장본인은 KT의 올레(olleh) 캠페인이다. KT는 과거 공기업 시절의 무거운 이미지를 벗기 위해 팝아트로 ‘KT의 변화가 놀라울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크라제버거도 매장 내 메뉴판 디자인을 팝아트 풍으로 교체하고 제휴 신용카드에도 팝아트 시각물을 사용해 젊어진 매장 분위기를 반영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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